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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적] 대학가 반전시위
    미국이 참전한 전쟁이 없는 시기에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는 외교 문제가 유권자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경제, 불평등, 인종, 임신중지 등 미국 국내 문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는 그런 공식이 깨질지도 모르겠다.대학생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돼 다른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그것을 보면서 1968년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를 떠올리게 된다. 56년 전 조부모 세대와 달리 지금 대학생들의 친구·형제가 전장에서 죽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대학이 이스라엘군이 쓰는 무기 사업에 투자하고, 자신들이 지지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는 데 도덕적 분노를 느낀다는 점에서는 그때와 비슷하다. 가자지구의 참상을 시시각각 접하면서 자신들이 공범이 되고 있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다. 1968년의 대학생과 2024년의 대학생은 기성 체제에 대한 분노와 항의를 연결고리로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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