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면세점 등 비정규직 4만명…인천공항 정규직화 ‘봇물’

2017.05.24 11:52 입력 2017.05.24 13:53 수정 박준철 기자

항공기에 기름을 공급하는 중요시설인 인천공항급유시설은 조만간 새 운영자 선정을 위해 경쟁입찰을 진행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인 급유시설은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이 운영하다 2012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아시아나에어포트로 바뀌었다. 오는 9월 새 운영자가 누가될지는 모른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급유시설 20여 명의 직원들은 기존 업체가 운영하면 고용승계가 가능하지만 다른 업체가 선정되면 해고통지서를 받아야 한다.

5년마다 해고됐다가 다시 고용되는 ‘둥지 없는 철새’ 신세이다. 한 직원은 “입찰이 다가오면서 직원들은 해고될까 봐 불안해 하고 있다”며 “소유주인 인천공항공사가 급유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직원들도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했을 때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연말까지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 1만명을 정규직화 한다고 밝혀 인천공항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아웃소싱 노동자는 56개 업체 9534명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화 대상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에는 이들 이 외에도 3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종사자에게 발급한 출입증은 900여개 업체 4만5000개에 달한다. 이 중 공공기관 등 정규직 직원은 10% 정도이다. 나머지는 4만 명 정도는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와 함께 민간기업에 고용된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은 면세점이 5000여 명, 항공사가 4000여 명, 물류업체가 2000여명 이다.

이들은 고용 불안에다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목소리고 못 내고 있다.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들은 업체가 바뀌더라도 99% 고용승계가 이뤄지고 평균 연봉도 3730만원이다. 하지만 민간기업 비정규직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데다 처우도 그리 좋지 않다.

인천공항의 한 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항공사와 면세점 등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오는 2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인천공항 노동자 대표와 인천공항 아웃소싱 노동자 정규직화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또 한국노총 소속의 인천공항 노동자 대표와 상급단체에 가입되지 않는 노동자, 노조가 없는 아웃소싱 업체 노동자 등과도 잇따라 만나 정규직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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