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구단별 예상 규모…샐러리캡 적용해보니 롯데 ‘사치세’ 최고

2020.01.22 20:45 입력 2020.01.22 22:07 수정 이용균 기자

연봉 상위 40명 합계 평균의 120%

상한 넘으면 초과 금액 50% 세금

전력 균형보다 비용 절감에 방점

프로야구 산업 전체 위축 우려도

KBO리그가 연봉 총액 상한제인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2023시즌부터 직전 두 시즌의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연봉 합계 평균의 120%를 상한선으로 두는 게 골자다.

연봉 총액이 이를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50%를 ‘사치세’로 내야 한다. 2회 연속 넘으면 초과 금액의 100%와 함께 1라운드 지명권 박탈 징계를 받는다.

샐러리캡은 ‘전력 균형’을 위한 시스템이다. 돈 많은 구단이 선수들을 싹 쓸어가는 일을 막는 장치다. 미국프로농구(NBA)는 뛰어난 선수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력 균형을 위해 샐러리캡에 적극적이다.

야구는 선수 규모가 크고, 선수 몇 명으로 시즌 성적을 좌우하기 어렵다.

샐러리캡에 소극적인 대신, 메이저리그는 상한선을 넘어갈 경우 일종의 벌금인 ‘사치세’를 매기는 방식을 택했다. 특정 구단이 FA 선수들을 쓸어가는 일을 막겠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KBO리그의 샐러리캡은 메이저리그 방식을 따라했지만, 전력 균형보다는 선수들의 연봉을 제한하겠다는 ‘비용 절감’ 쪽에 치우쳐 있다.

메이저리그의 사치세 기준은 구단과 선수노조의 협의를 통해 정해지는 데 반해, KBO리그는 연봉의 ‘평균’을 기준으로 삼았다. 담합을 통해 평균이 내려갈 유인이 매우 크다. 샐러리캡을 이유로 FA 선수들의 몸값이 제한될 가능성도 높다.

어차피 리그 규정상 외부 FA 영입 숫자가 제한돼 싹쓸이가 불가능한 구조에서 샐러리캡은 전력 균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꾸로 한두 구단의 경영이 어려워져 연봉이 줄어들면, 평균과 함께 상한선이 내려가 리그 전체 연봉이 하향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여전히 적자로 운영되는 야구단의 재정 건전성 강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프로야구 산업 전체가 위축될 우려도 제기된다.

2019년 연봉을 기준으로 사치세를 계산해보면, 리그 최고 연봉 팀 롯데는 7억3340만원을 낸다. 사치세 기준 이하로 연봉을 줄이려면 14억6680만원을 깎아야 한다. 이대호(25억원) 또는 손아섭(15억원)을 방출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SK는 4억4940만원, KIA는 1억8590만원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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