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어쩌나’… 세계3위 생산국 오명 불구 ‘빈곤퇴치’ 코카 재배 묵인

2010.06.22 17:33 입력 2010.06.22 17:36 수정
이청솔 기자

좌파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볼리비아는 멕시코나 콜롬비아와는 다른 종류의 ‘마약 전쟁’을 치르고 있다. 콜롬비아, 페루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의 코카인 생산국인 볼리비아에서는 그 원료인 코카 재배를 허용해야 하는지가 논란이다.

볼리비아 원주민들이 차, 약 등의 원료로 이용하는 코카 잎은 이 나라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 자신이 코카 재배농 출신이다. 모랄레스는 2006년 취임 직후 “코카인은 안되지만, 코카는 괜찮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코카 잎에는 생명을, 양키에게는 죽음을”이라고도 했다. 모랄레스는 지난해 대선에서도 원주민 코카 재배농들의 지지에 힘입어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코카와 코카인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다른 용도로 코카 잎을 판매하는 것보다 코카인 제조상들에게 넘기는 게 훨씬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 마약 당국이 “마약 범죄와 싸우는 것보다 빈곤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과 싸우는 게 훨씬 더 힘들다”고 실토하는 배경이다. 지난 몇 년 사이 볼리비아의 코카인 산업은 7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볼리비아에서는 최초로 마약 밀매조직 사이의 폭력 범죄도 등장했다. “이대로 두면 콜롬비아가 10년 전에 겪었고, 멕시코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이 볼리비아에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모랄레스는 코카와 코카인 분리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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