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시국사건 산증인 한승헌 변호사

2010.12.27 20:51 입력 2010.12.28 11:36 수정
이종탁 사회에디터

“집권세력 오기·말바꾸기… 만사 대역주행의 한 해”

한승헌 변호사의 올해 나이는 76세, 새해가 되면 희수(喜壽)다. 한국 남자 평균수명에 해당하는 이 평생의 시간을 그는 시국과 함께 보내왔다. 시국에 웃고, 시국에 울고, 때론 시국과 부딪치고 시국에 갇히면서 살아왔다. 여기서 시국(時局)이란 ‘현재 당면한 국내외 정세’다. 그러니까 그의 삶은 그때그때 당면한 정세에 따라 양지와 음지를 극과 극으로 오갔다. 감옥에서 고위관직까지. 정치인이 아니면서 이렇게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면 변절의 모습을 떠올릴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누구로부터 책잡힐 오점 하나 없이 늘 올곧은 자세를 유지해왔으니 참된 지식인의 본보기라 해도 좋을 듯하다.

연말이 되면 어른이 그리워진다. 교회에서 하느님 말씀을 구하듯 가정에선 부모를, 사회에선 원로를 찾는다. 지난 것을 돌아보고 새것을 그려나가는 데 연륜(年輪)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 가르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종탁이 만난 사람’이 올해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한 변호사를 찾아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사회 원로에게 들어보고 싶어서다.

유머리스트로 불리는 한승헌 변호사가 우울한 시국상황에 대해 유머를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감옥에 있을 때 저작권을 공부해 저작권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사진의 저작권은 찍는 사람에게 있어도 초상권은 찍히는 나에게 있다”며 웃는 모습을 신문에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유머리스트로 불리는 한승헌 변호사가 우울한 시국상황에 대해 유머를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감옥에 있을 때 저작권을 공부해 저작권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사진의 저작권은 찍는 사람에게 있어도 초상권은 찍히는 나에게 있다”며 웃는 모습을 신문에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인터뷰는 지난 22일 한 변호사가 고문으로 일하는 법무법인 광장의 소회의실에서 있었다. 그가 쓰는 방은 4인용 소파에 겨우 한 사람 엉덩이 붙일 여유만 빼고는 책과 자료가 도처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편안한 대화가 어려웠다. 1년 전 그가 한 말이 실감났다.

- 지난해 말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2010년은 정리의 해로 삼겠다”고 하셨더군요. 올 한 해 정리, 얼마나 하셨습니까.

“그때 그렇게 대내외에 선포를 했지요. 사무실 책도 정리하고, 살림도 정리하고, 생각과 인생까지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때는 자서전도 마무리했기 때문에 한가(閑暇)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이런저런 행사에도 나가고 강의도 하고, 글도 좀 쓰다 보니 정리하는 데 실패했어요. 제가 조상 때부터 한가(韓哥)였는데 올해는 한가하지 못했단 얘기예요.”

첫 답변에서부터 특유의 유머가 튀어나온다. 나이 들었어도 유머 순발력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유머 이야기는 뒤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하던 질문을 이어가자.

- 그럼 내년에는 무슨 해로 삼을 생각입니까.

“내년은 ‘틀림없이 정리하는 해’로 정했어요. 물건정리할 때 저는 치우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신문 제목에 보니까 ‘치우면 뭐하나 없애야지’라고 나와요. 아, 이거구나 깨달았죠. 그래서 내가 맡은 시국사건 기록과 자료를 얼마 전 서울대로 보냈습니다. 나머지 소유물도 분양하거나 기증해야죠. 세속과의 이별연습도 하고.”

- 정리에 실패한 것은 시국이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는 뜻이겠지요. 평생을 시국과 함께 보낸 사회원로로서 올해의 시국상황을 역사 속에서 정리한다면 무어라 하실지 궁금합니다. 교수신문에서는 장두노미(藏頭露尾·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라는 사자성어를 제시했더군요.

“저는 만사 대역주행의 해였다,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민주주의도 그렇고 인권도 그렇고 정의도 그렇고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역주행이 일어났으니까요. 집권세력의 오기, 말바꾸기, 떠넘기기, 묻지마식 밀어붙이기 등등. 역사진행에 후진기어가 들어간 거죠. 교수신문은 장두노미라고 했지만 저는 반대로 장미노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머리는 다 드러내놓고 되레 꼬리를 감추려 한 형국이잖아요.”

듣고 보니 장두노미나 장미노두나 같은 말인 셈이다. 국민의 눈으로 보면 머리든 꼬리든 훤히 드러나는데 당사자만 아니라고 손사레치는 꼴이니까.

- 올해 안보와 평화 문제가 새삼 부각되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군인과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이에 대한 대응방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한쪽에선 과거 정권의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타박을 하고, 다른 쪽에선 대북 강경책이 전쟁위험만 높일 뿐이라고 비판합니다.

“남북문제는 적대적 방식을 통한 강공책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연평도 사태를 과거의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동교동으로 김대중(DJ) 대통령을 찾았을 때 김 대통령이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자 ‘저도 생각이 똑같습니다’라고 다섯 번이나 얘기했다고 합니다. 그래놓고 이제와서는…. 연평도 사태는 오히려 햇볕정책의 폐기가 불러들인 참화라고 해야 할 거예요. 안보가 뭡니까. 안전보장의 준말이에요. 평화가 목표이고 안보는 평화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안보는 국민을 위한 안보가 아닌 거지요.”

- 그런데 햇볕정책이 시행될 때에도 북한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남쪽을 공격하기까지 하고요. 이 때문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햇볕정책이 만능 아니다’라고 했다가 당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무슨 정책이 만능일 수 있겠어요. 좋은 정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100점은 못되는 것이지요. 정책의 미흡하고 아쉬운 점을 정치인이 얘기한 건데 그걸 공격하면 되겠습니까. 제가 지금 손 대표의 국선변호인이 되었나요?”

- 올해 이명박 정부는 공정과 상생을 국정 화두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대통령은 공정사회가 미래지향적인 거라고 말하더군요. 지금까지 해온 거는 덮어두겠다는 거지요. 그럼 그 뒤라도 달라져야 할 텐데, 제가 한번 찾아보았어요. 칭찬거리가 있으면 이 기회에 칭찬 좀 하려고.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없더군요.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딸 특채 문제로 유명한 사람이 되면서 사퇴하고, 김 아무개 총리 후보가 낙마한 것 외에는 말이죠. 다 허사예요.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공정사회란 말도 싹 들어갔던데요.”

시국 얘기가 계속되자 군살 한 점 없이 깡마른 그의 얼굴 또한 펴질 틈이 없다. 눈빛은 형형하고 표정은 진지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근엄한 얼굴로도 남을 웃기는 데 선수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재판정에서, 치열한 시국의 현장에서도 늘 유머와 함께 살아온 그다. 유머라고 하면 음담패설을 떠올리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집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의 유머는 대부분 체험에서 나온 창작물이다. 건전하면서 품격이 있다. 사람들이 그에게 “유머가 많으십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면 “제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엄마 젖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저한테 무슨 유모가 있겠어요”라고 받아 웃기는 식이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초기 그가 청와대에 갔을 때였다. 한 인사가 “청와대는 감옥과 같은 곳”이라고 대통령의 고충을 이야기하자 그는 즉석에서 되받았다. “아니죠. 감옥은 들어갈 때 기분 나쁘고 나올 때는 기분 좋은 곳인데, 청와대는 반대로 들어올 때는 기분 좋은데 나갈 때 기분이 안 좋은 곳이잖아요.” 참석자가 모두 폭소를 터뜨린 것은 물론이다. 그의 유머감각을 잘 아는 DJ가 재야에 있을 때 “우리가 정치자금도 모자라고 하니, 한 변호사 뒤를 따라다니며 웃기는 이야기를 적어 책을 내면 돈 많이 벌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는데, 실제 그는 두 권의 유머 책을 내 그중 한 권은 10쇄, 한 권은 6쇄를 찍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당대 최고의 명사 유머리스트인 셈이다. 내친김에 유머와 관련한 궁금증도 풀고 가자.

- 끊임없는 유머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합니다. 평소에 연구를 하시나요.

“연구를 하면 철학이 나오지 유머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답답한 세상, 정색을 하고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해방되고 싶은 본능이 내 안에 잠재돼 있었다고나 할까요. 제 어머니가 당시 촌부로서 학교도 안 다닌 분이지만 재담을 잘하셨어요. 어머니의 그런 DNA를 물려받았는지 모르겠어요.”

- 요즘은 유머가 경쟁력이라고 합니다. 어느 자리에 가서도 좌중을 웃기는 사람을 보면 부럽거든요.

“유머는 일상의 삭막함을 치유해줍니다. 게다가 평화적이고 원가가 안 들며 면세라는 장점도 있죠. 외국에선 아무리 격조 있는 행사라 해도 주최 측이 올라가 이야기할 때 1~2분 내 웃기는 말을 꼭 던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분위기를 잡은 뒤에 메인행사에 들어가는 거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지도층도 그렇고 너무 엄숙합니다. 정치인들이 유머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여의도를 보면 유머와 거리가 멀거든요. 유머의 만인화, 이게 저의 바람입니다.”

그러면서 한 변호사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올해 초 그가 KTX를 타고 전주를 가다가 깜박 모자를 놓고 열차에서 내렸다. 아차 싶어 코레일에 전화를 걸었더니 익산역에 보관 중이니 찾아가라고 했다. 다음날 역무실에 가 모자를 건네받은 그는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아, 드디어 모자상봉이구나.” 또 하나, 그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할 때였다. 기부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그가 말했다. “제가 기부의 어원연구를 좀 했는데 그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어로 도네이션(Donation)이라고 하는데 이건 우리 말 ‘돈내시오’ ‘더내시오’ ‘다내시오’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부 많이 하십시오.”

그의 유머사례는 이 밖에도 무궁무진하다. 책에 나와 있는 구문이 아니어도 그의 입에서는 날마다 새로운 유머가 생성되고 쏟아진다. 그 이야기만 써도 이 지면을 다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이쯤에서 인터뷰 주제로 돌아가자.

- 주간경향(구 위클리경향)이 올해의 인물로 사찰 폭로자 김종익씨를 꼽았습니다.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은 그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정부 조직에서 어떻게 이런 불법행위를 할 수 있는지요.

“총리실의 사찰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사람은 남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편끼리도 못 믿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날 정보정치의 뿌리, 집권세력의 뿌리가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일부 수사대상은 아예 손도 못 대는 걸 보면 이 사찰은 청와대 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법조계의 한 해는 어떻습니까.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있었던 임기 중 기관장 쫓아내기 인사나 미네르바 구속과 같은 공안사건은 법원에서 속속 바로잡혔습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과 용산참사 사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정부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4대강 사업의 절차적 위법성은 민변이 낸 인권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하천법, 국가재정법 등을 어겼다는 것이지요. 그런 위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만 이런 점도 있습니다. 집권자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이고, 그 사업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마당에 사법부로 하여금 이를 중지시켜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히 무리했다, 또 법원 입장에서도 그런 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판결을 하는 것은 너무 부담이 컸을 것이란 점입니다.”

- 법원의 판단에 비법률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뜻이네요.

“예상되는 판결의 파장이 엄청나게 클 때, 법관은 정신적인 부담을 느끼게 되고, 그 부담이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걸 부정할 수는 없을 거예요.”

- 용산사건의 경우는요.

“경찰의 무리한 진압작전에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죠. 그런데 검찰에서 기소를 한 것은 농성자들입니다. 경찰관은 아예 기소를 안 했어요. 재판에는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이란 게 있어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은 심리하지 않는 거죠. 그러니 법원에서 경찰책임을 물을래야 물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법원이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경찰의 직무집행에서 시기 등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말이 아쉬움이지 기소가 됐으면 유죄가 났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색을 하고 나누는 시국 이야기는 역시 딱딱하다. 그래도 송년인터뷰인 만큼 새해 전망을 빼놓을 수가 없다.

- 내년 시국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식인과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정치적 풍랑과 격변이 거세질 것 같습니다. 후년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까요. 이명박 정권은 집권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조바심이 나 국정에 무리수를 더 둘 것이고, 남북관계는 여전히 악화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법조계에선 대법관과 헌재 재판관이 새해 대거 교체됩니다. 누가 새 대법관이 되고 헌재 재판관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식인은 이럴 때일수록 제 소임을 해줘야 합니다. 참여와 비판을 적극적으로 해야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취직이 안돼 걱정이 많다는 것 잘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애국까지는 못하더라도 우국(憂國)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시대 사회 원로의 눈에 비친 새해 시국은 온통 잿빛이다. 잿빛 위에서 희망의 싹을 찾고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어야 할까,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이 무겁다.

◇한승헌 변호사는 누구
시국 변호사, 두 차례 옥살이, 고위 공직자로 ‘파란만장’


한승헌 변호사가 변호사가 된 것은 31세 때인 1965년이다. 그 해 공안당국이 소설 <분지>의 작가 남정현씨를 반공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변호를 맡은 게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의 시작이다. 이후 그는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대형 시국사건이 있으면 예외없이 법정에 섰다. 동백림간첩단 사건, 민청학련 사건, 통혁당 사건 등 박정희 정권 때의 시국사건은 물론 5공 때 부천서 성고문 재정신청 사건, 보도지침 폭로 사건, 6공 때 문익환 목사 방북, 임수경씨 방북 사건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까지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이런 사건만 골라 맡았으니 승소율이 높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변호한 사람치고 석방 안된 사람이 없다. 최소한 만기 석방은 다 되었다”는 유머를 준비해놓고 있다.

변호사인 그가 피고인이 되어 감옥살이를 한 적도 있다. 한 번은 75년 여성잡지에 사형 반대 글을 썼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9개월, 또 한 번은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어 1년 등 두 번에 걸쳐 21개월간 영어(囹圄)의 몸이 된 것이다. 이 바람에 변호사 자격을 8년간 행사하지 못했고, 출판사(삼민사)를 차려 겨우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인생의 양지가 찾아온 것은 90년대 말부터다. 김대중 정부 때 감사원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금의 로스쿨, 국민참여재판제와 같은 사법개혁 조치들을 만들어냈다.

그는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들을 변호하다가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을 입술로만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믿음이 있다. 불의에 눈 감는 신앙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다는 것, 그게 그의 신앙관이다.

◇한승헌 변호사 약력

△1934년 전북 진안 출생 △전주고 △전북대 △서울지검 검사 △소설 <분지> 필화사건 등 다수 시국사건 변호 △2차례 구속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전무이사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이사 △민주회복국민회의 중앙위원 △방송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한국외국어대 재단 이사장 △사개추위 위원장 △중앙대 객원교수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경원대·전북대 석좌교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 △<한승헌 변호사의 변론사건 실록> <한승헌 변호사의 유머산책> <분단시대의 법정> 등 시집과 수상·평론집 등 저서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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