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툰툰한 하루
2024.04.26 14:00 입력 2024.04.26 14:08 수정 김한솔 기자

네이버웹툰 ‘물위의 우리’

[오늘도 툰툰한 하루]한반도 절반이 물에 잠긴다면···롯데타워·강원도가 ‘강자’ 됐다

[오늘도 툰툰한 하루]한반도 절반이 물에 잠긴다면···롯데타워·강원도가 ‘강자’ 됐다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한반도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시대. 잠실 롯데타워가 물 한복판에 등대처럼 우뚝 서있습니다.

한때 ‘한국’이라고 불렸던 국가는 이제 없습니다. 대신 잠실, 월악산, 강원도, 남부 등 지역별로 크고 작게 쪼개진 집단이 독립된 국가처럼 기능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끊임없는 약탈과 전쟁이 벌어지고, 인신매매가 횡행합니다. 네이버웹툰 <물위의 우리>(뱁새 글, 왈패 그림)의 이야기는 이렇게 망해가고 있는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물위의 우리>에서 물에 잠긴 잠실 롯데타워. 네이버웹툰 갈무리

<물위의 우리>에서 물에 잠긴 잠실 롯데타워. 네이버웹툰 갈무리

끔찍한 세상에도 아이들은 태어납니다. 한별은 태어나서 7살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잠실 타워 밖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한별의 할아버지는 잠실의 주인입니다. 잠실은 강한 지역입니다.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힘을 증명했고, 종종 지역들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도 합니다. 다른 지역들도 잠실은 함부로 넘보지 않죠. 어느날 한별의 아빠, 호주는 한별과 함께 잠실을 벗어나 불확실하지만 진짜인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로 합니다. 아무리 안전해 보여도, 언제까지나 타워 안에서만 살 순 없으니까요.

<물위의 우리> 스틸컷. 네이버 웹툰 갈무리

<물위의 우리> 스틸컷. 네이버 웹툰 갈무리

부녀가 향한 곳은 20년 전 떠나온 호주의 고향, ‘양지’입니다. 다시 찾은 고향 사람들은 부녀를 환영해주는 듯 하지만, 호주는 어쩐지 마을 분위기가 수상하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작은 마을의 힘으로는 지을 수 없는 화력발전소와 대형 채소 배양시설이 있는가 하면 ‘외지인이 침입했다’는 헛소문에 순해 보이던 마을 사람들 전부가 무기를 들고 뛰쳐나왔거든요. 사실 이렇게 어린이도 노인도 많은 작은 마을이 수십 년 간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도 의아합니다. 진작에 힘이 센 지역에 흡수됐어도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요. 마을을 조사하던 호주는 자신이 부재한 동안 마을 사람들이 여러 지역 중에서도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강원도의 협박을 받아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위의 우리>의 주인공 한별. 네이버웹툰 갈무리

<물위의 우리>의 주인공 한별. 네이버웹툰 갈무리

작가들이 각 지역의 실제 특징을 토대로 세계관을 설정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강원도가 만화의 ‘빌런’ 지역으로 설정된 이유는 고지대이기 때문입니다. 급격한 해수면 상승이라는 자연재해가 발생하기 전 고지대는 그냥 척박한 땅이었지만, 모든 것이 물에 잠기자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풍족한 땅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풍족해도 전국의 사람들이 살기엔 자원이 부족하니, 강원도 사람들은 높은 성벽을 쌓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습니다. 잠실과 강원도, 남부라는 세 꼭지점 가운데에 위치한 월악산 지역은 물자가 오가는 상업 지구로 그려집니다.

두 작가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현장 답사도 여러 차례 진행하고, 실제 급격한 해수면 상승이 이뤄지면 나라의 어디까지 물에 잠길까를 계산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올해 2월 114화까지 연재된 후 현재 휴재 중입니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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