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인기에 숟가락 얹은 방송사 해외 한류공연

2011.07.17 21:24 입력 2011.07.17 21:25 수정
강수진 기자

방송사들이 ‘한류의 단물’ 빼먹기에 나섰다? KBS 등 방송 3사가 해외에서 경쟁적으로 펼치는 K팝 한류 공연을 두고 가요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는 해외 각국에서 K팝 가수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방송사들이 직접 해외공연에 뛰어들면서 생긴 불만이다. 지난해 11월 SBS ‘도쿄 뮤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3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MBC ‘한류콘서트’가 개최됐다. 이어 5월에는 MBC 제작진이 실질적으로 섭외에 나선 일본 ‘동경전설 2011’, 6월에는 SBS ‘뮤직 오브 하트 2011 파이팅 재팬’이 잇따라 열렸다.

지난 13일에는 KBS 김인규 사장까지 현장을 찾은 도쿄돔 ‘뮤직뱅크 인 도쿄, K팝 페스티벌’이 소개됐다. 이에 질세라 MBC는 8월 일본 니가타현에서 ‘K팝 올스타 라이브’를 준비 중이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도쿄, K팝 페스티벌’. 연합뉴스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도쿄, K팝 페스티벌’. 연합뉴스

이들 행사는 방송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 K팝 스타를 무차별적으로 섭외하여 치러졌다. 한 아이돌그룹 소속사의 매니저는 “국내 방송활동을 위해서라도 방송사의 출연제의를 거절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뒷말이 많았던 ‘동경전설 2011’ 행사의 경우 출연가수들이 MBC에 방송되는 것으로 알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방송과는 전혀 무관한 행사였다. 게다가 출국 때까지 출연료에 대해 일절 논의가 없었다. 이들 행사는 대부분 18만원 안팎의 고가를 받는 행사로 치러졌고, 일부 행사는 온라인으로 보는 유료관람권을 4만원에 팔기도 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이 같은 행사가 모처럼 불고 있는 K팝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행사라면서 방송사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팝 스타를 보유한 한 제작자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이 휩쓸고 가면, 개별공연들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수십팀의 아이돌스타가 나오는 공연은 완성도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류를 일궈낸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많다. 게다가 제작자들은 막강한 방송사 파워 앞에서는 숨조차 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돈벌이에 나선 방송사들의 ‘조폭적인 행태’가 한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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