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위기관리 완전 실패” 삼성 사장단 강연서 언급

2014.12.17 22:12 입력 이혜리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 석상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 윤호일 박사(54·사진)는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윤 박사는 남극 세종기지 대장 등을 맡아 20여년 동안 극지 탐구와 탐사 활동을 해왔다. 삼성 사장단은 수요일마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있다. 윤 박사는 “남극에서 조난당했을 때 원칙과 기본을 지키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위기 때에는 모든 것을 벗어놓고 신속히 내려가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가 닥쳤을 때 리더는 원칙과 기본을 지키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 대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와 대한항공 사건을 예로 들었다. 윤 박사는 “대한항공의 경우 모든 것을 벗고 내려갔어야 하는데 (조 전 부사장이) 완장 5개 중 2개라도 지키려고 찔끔찔끔 대응하다 사태를 키웠다”며 “대한항공은 (위기관리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 “구명복을 입혀서 밖으로 나오도록 했어야 하는데 안에 있게 한 세월호 선장도 마찬가지”라며 “기본 원칙을 안 지켰고 기본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윤 박사는 리더십의 본질을 “비전이나 자금동원 능력, 경영철학 등이 아니라 결국 조직원들을 진정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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