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상대가 저급해도 절대 굴복 말자”…또 ‘검사 탄핵’ 민주당 비판

2024.07.04 21:19 입력 2024.07.04 21:26 수정 강연주 기자

검찰 지도부 ‘민주당 후속 조치 지켜본 후 구체적 대응’ 가닥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검찰 내에서 연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사진)은 4일 “상대가 저급하고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절대 굴복하지 말자”고 말하는 등 공개 비판을 이어갔다. 대검찰청은 민주당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에서 연 월례회의에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을 거론했다. 지난 2일 민주당이 강백신·엄희준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밝힌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30여분간 강도 높게 비판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총장은 “검사 탄핵 조치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 밖에서 거짓을 늘어놓으며 길거리 싸움을 걸어오고,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법정을 안방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상대가 저급하고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우리 검찰 구성원들은 위법하고 부당한 외압에 절대 굴복하지 말자”고 했다.

이 총장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의 권한을 기소 유지에 국한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검찰청법 개정안도 언급했다. 그는 “검사도 남이 만든 서류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기소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이는 결국 ‘국가의 범죄 대응과 억지력 완전 박탈’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 명확하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탄핵소추안에 대한 대응으로 검사장 및 평검사 회의를 개최하자는 반응 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 윗선은 신중한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민주당의 추가 행동을 지켜보고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쯤 탄핵 대상에 오른 검사 4명을 국회 상임위로 불러 위법성 여부를 직접 조사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같은 일정이 공식화되면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검찰의 대응이 한 단계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는 민주당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소재 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받던 인물들이 그들을 조사한 검사를 국회로 불러 다시 조사하겠다는 상황”이라며 “발의한 탄핵소추안이 미비하다보니 검사들을 불러 이를 구체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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