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용사, 박경수 중사… 이번에도 살아오길”

2010.03.28 18:33 입력 2010.03.29 10:22 수정 평택 | 경태영·정환보 기자

실종된 ‘제2연평해전 참전’ 박경수 중사

제대 않고 육상근무하다 1년 전 승선 자청

초등생 딸 둔 아빠… 가족들 ‘애끊는 기도’

“지난번(제2연평해전)에도 살아 돌아왔는데…. 이번에도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28일 오후 평택 2함대 부대 안. 천안함 실종자 ‘제2연평해전’의 용사 박경수 중사(30)의 소식을 초초하게 기다리던 형 경민씨(33·수원)는 “동생의 외동딸(7)이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아직 아빠 소식을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중사는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서 참수리 357정 보수정에 탑승해 북측 함정과 교전을 하며 총탄을 맞았지만 부상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천안함에 승선했다가 46명의 실종자 명단에 포함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제2연평해전 당시 박 중사는 참수리 357정 우현 63포 사수였다. 그는 좌현 62포 사수 박진성 하사가 쓰러지자 좌현으로 달려가 숨진 박 하사의 M60 기관총으로 적함을 향해 총탄을 날렸다. 박 중사는 연평해전 후 육상에 근무하며 수년간 항해에 나서지 못하다가 1년여 전부터 천안함을 탔고, 배 안의 보수·정비 등을 담당하다 이번에 변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그가 승선한 천안함도 1999년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초계함이었다. 박 중사의 형 경민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하면 보통 제대를 하거나 두 번 다시 배를 타지 않는데…. 동생이 다시 선함을 타겠다고 해서 가족들이 극구 말렸어요. 그런데도 동생은 이번 배는 1200t급 큰 배인 데다 예전처럼 총을 쏘는 등 위험한 일을 맡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는데….”

2001년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박 중사는 입대 1년 뒤인 2002년 제2연평해전을 겪고, 이번에 또다시 변을 당했다. 박 중사는 부인 박모씨와 2004년 혼인신고를 했으나, 바다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박 중사의 부인은 “이번에 돌아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다”고 말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28일 박 중사의 해군아파트에는 딸과 처가 식구들, 연평해전에 함께 참전했던 전사자 유족 등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박 중사의 아버지(62)와 어머니는 27일 밤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성남함’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갔다.

한편 박 중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인터넷카페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http://cafe.daum.net/pkm357)에는 박 중사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 ‘dk3dko’는 ‘실종자 명단에 2002·6·29 참357(당시계급:하사)에 승조하였던 박경수 중사님도 계십니다. 모두 무사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했다.

[화보]천안함 수색 구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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