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3 06:00 입력 2024.04.13 06:02 수정 곽희양 기자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뉴스 회피 현상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지나 생성형 AI가 신문과 저널리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경쟁상대는 이미 유튜브와 OTT가 된 지 오래입니다. <어쩔경향>은 전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의 트렌드와 변화 양상을 살피고 분석하는 경향신문 내부 보고서이지만 독자와 함께 하기 위해 칸업(KHANUP) 콘텐츠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으시면 로그인해주세요!

생성형 AI가 문자로 구성한 AI의 얼굴 이미지, 출처 midjourney

생성형 AI가 문자로 구성한 AI의 얼굴 이미지, 출처 midjourney

인공지능(AI)은 학습량이 많을수록 똑똑해집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학습할 데이터를 구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학습자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아요. 오픈AI가 챗GPT-4를 훈련시키기 위해 100만 시간 이상의 유튜브 영상에서 스크립트를 무단으로 추출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있었어요. 시애틀의 한 AI기업은 이미지당 1~2달러, 비디오당 2~4달러를 주고 살 의향이 있고, 텍스트의 시장 가격은 단어당 0.001달러라고 로이터가 보도하기도 했어요. 빅테크 기업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AI는 한국 언론지형을 어떻게 바꿀까? 한국 언론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숨이 턱 막힙니다. 한국 언론사는 대부분 빅테크 기업같은 자본과 기술이 없어요. 네이버·다음 등 포털의 ‘하청업체’에서 벗어나기도 버거운데, AI까지 대응해야 하니 (또르르...)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요! 이번 어쩔경향에서는 AI를 둘러싼 언론사의 대응을 살펴보며, 함께 길을 모색해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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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사 대응 ① (빅테크 기업을 향해) “우리 기사 학습한 거, 저작권 내라”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건 소송이 대표적이죠. “챗GPT를 만들 때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무단으로 학습했으니, 저작권 내”라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한 판결 결과가 국내언론에도 미칠 것으로 보여요. 국내에선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 ‘AI시대 뉴스 저작권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저작권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있고요. 일각에서는 뉴욕타임스가 해당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국내 언론사는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많은 저작권료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와요.

참고로, AI 저작권의 쟁점은 2가지로 요약돼요.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을 간략 정리한 거에요.

▲ AI생성물의 보호 여부

모든 국가에서 저작권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어요. 만약 인간이 여러 번 명령을 내려서 AI가 결과물을 생성했다면, AI결과물에는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사용

저작권법에 있는 ‘공정 이용(fair use·연구 등 특정 목적을 위한 경우저작권자의 동의없이 사용하는 것’)에 해당하느냐도 관건이죠. 물론 저작권자(언론사)와 AI 개발자(빅테크 기업)의 이해관계는 상반되고요.

이대희 교수의 글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셔서 ‘AI 시대 뉴스 저작권 쟁점과 저작권자의 과제’라는 글을 보시면 되어요.

국내 언론사 대응 ② (빅테크 기업을 함께) 기사 써주는 AI 도입

기술발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저작권 다툼에만 하고 있을 순 없죠. 앞서 움직이고 있는 국내 언론사의 모습을 살펴보아요.

▲ 조선일보 ‘조선AI 어시스턴트’

조선일보는 AI가 기사 작성 AI를 운영하고 있어요. 지난해 12월에 도입했는데요. 국내에선 처음이었어요. 기자가 발제 내용(기사의 대략적인 내용)을 넣으면 AI가 기사의 초고를 써주는 형태예요. 오픈AI의 챗GPT 3.5에 조선일보 기사 5만건을 학습시킨 것이어서, 조선일보 기사 스타일로 결과물이 나와요. AI로 작성된 기사에는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나오고요.

▲ 블루닷(BLUEDOT)의 ‘문체변경 AI 오웰’

미디어스피어가 운영하는 블루닷 CMS에는 보도자료를 기사로 써주는 AI가 있어요. 자료를 넣고 문체(기사체·브리핑체·보도자료체 등)와 타깃 독자층(초등학생·일반대중 등)을 설정하면 그에 맞게 텍스트가 나와요. 일부 지역 언론사와 인터넷 언론사가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블루닷의 ‘문체변경 AI 오웰’, 출처 블루닷 화면 갈무리

블루닷의 ‘문체변경 AI 오웰’, 출처 블루닷 화면 갈무리

▲ 한국일보 ‘생성형 AI활용 준칙’

한국일보는 기자들이 AI를 업무에 사용할 때 지켜야할 기준을 마련했어요. 뉴스 전반에 AI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사람이 관여해야 한다는 게 그 기준이에요.

지난해 12월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도 ‘AI활용 언론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요. AI를 활용하는 국내 언론사가 적기 때문에, 해당 가이드라인은 해외 언론사의 사례를 참고했어요. 아직 국내 언론의 AI 활용은 초기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말씀드리는 거예요.

활용 준칙의 예시를 들어볼게요

(생성형 AI활용 예시)

1. 경향신문 콘텐츠 생산·편집자가 저널리즘 가치에 어긋남이 없는지를 검증하지 않은 AI 생성 결과물은 경향신문 콘텐츠로 발표하지 않습니다. 생산·편집의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① 경향신문은 모든 AI 생성 결과물을 검증되지 않은 자료로 취급합니다. 따라서 콘텐츠 생산·편집자는 모든 AI 생성 결과물을 검증합니다. 텍스트·사진·이미지·동영상·오디오 등 기존 경향신문 콘텐츠를 AI를 활용해 수정·업데이트 할 경우에도 검증합니다.

② 경향신문 콘텐츠 생산·편집자는 생산·편집의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획득, 개요 작성, 번역, 맞춤법 검사 등이 그 예입니다.

③ 아이디어 획득, 개요 작성 등에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AI가 허위·편향·차별적인 정보나 저작권이 불투명한 정보를 생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AI 생성 결과물을 활용합니다.

해외 언론사 대응 ① (기사 작성 AI 이외에도) 기사요약, 광고 챗봇

현재 AI는 주로 챗봇으로 상용화되어 있는데요. 국제뉴스미디어연합(INMA)는 ‘언론사들이 AI 챗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모습’을 지난 3월 18일 소개했어요.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The San Francisco Chronicle)의 ‘식당 추천 AI 챗봇’

쵸우봇(chowbot)이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신문사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약 1000개의 식당을 검색한 뒤 식당 추천을 하는 챗봇이에요. 식당의 음식과 와인, 그리고 이 식당에 대한 음식 평론가의 글과 수백 개의 리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고 합니다. 단, AI가 추천하는 식당은 크로니클 직원이 직접 방문해서 검증을 했다고 하네요.

식당 추천 AI 챗봇, 출처 INMA

식당 추천 AI 챗봇, 출처 INMA

▲ 포브스(Forbes)의 ‘기사요약 챗봇’

애들레이드(Adelaide)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AI가 기사를 요약해서 2~3줄로 답변해줘요. AI가 참고한 기사의 목록도 보여주고요. 단, 애들레이드는 포브스가 최근 1년 동안 생산한 기사만을 바탕으로 해요. 너무 과거 기사를 참고로 답변을 하면 최근의 정보를 담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기사요약 채봇, 출처 INMA

기사요약 채봇, 출처 INMA

포털에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지금처럼 기사가 아닌 AI 답변이 우선해서 나오는 형태가 조만간 실현된다면요. 위 포브스의 애들레이드처럼, 해당 기사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줘야 한다는 생각도 덤으로 듭니다.

▲ 인도의 타임스 인터넷(Times internet), 힌두스탄 타임스(The Hindustan Times) ‘광고 채팅’

이들 언론사는 광고에 챗봇을 단 형태를 실험하고 있어요. 예를들어, 언론사 홈페이지에 있는 전기자동차 배너 광고를 클릭하면 채팅 상자가 열리고, 여기서 해당 차량에 대해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한 형태예요.

국제미디어뉴스연합(INMA)은 챗봇의 장점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아요. 이용자들이 물어보는 궁금한 점들이 대량으로 쌓이면 유용한 소비자 정보가 되고, 이를 토대로 상품을 만드는 거죠. 예를들어, 여행 정보를 AI 챗봇과 주고 받으면서 여행객들이 원하는 휴가지 리스트를 뽑아주고, 예약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수 있겠죠. 요리정보를 제공하면서 가족구성원의 특성 맞춤형 레시피를 개발할 수도 있고요.

게티이미지가 엔비디아와 손잡은 까닭은 - 언론사에게 주는 인사이트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판매하는 게티이미지 자주 쓰시나요? 엔비디아와 AI 협력을 하고 있는 게티이미지 대표의 인터뷰가 지난 10일 할리우드리포터라는 매체에 소개됐는데요. 게티이미지는 자사의 아카이브에서 학습된 AI엔진을 이용해서, 텍스트 입력했을 때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게티이미지의 크레이그 피터스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 AI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국내 언론사에게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발췌한 내용입니다.

크레이그 피터스 게티이미지 대표, 출처 할리우드리포터

크레이그 피터스 게티이미지 대표, 출처 할리우드리포터

- 기자: 게티이미지는 스태빌리AI(이미지 AI 만드는 회사)가 게티이미지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소송을 걸었다. 그런데 지금 엔비디아와 AI협력을 하고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일종의 파우스트적인 거래를 한 게 아니냐.

- 피터스 대표: 파우스트적인 거래로 보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를 기반으로 AI 생성물을 만들어 내 얻는 수익의 일부는 원본 이미지를 제공한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기 때문이다.

- 기자: 게티측의 AI가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이 보호되느냐.

- 피터스 대표: 현재로서는 적어도 미국과 영국, EU에서는 대답이 ‘아니오’이다. 시간이 지나면 AI 창작과 관련된 인간의 노력이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기자: 게티이미지의 AI가 생성한 자료에는 워터마크가 어떻게 표시되느냐.

- 피터스 대표: 워터마킹 기술은 개발 중이다. 워터마크에 메타데이터를 넣는다. 또 대중들이 AI로 만든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기자: 게티이미지의 사업 근간이 되는 오리지널 크리에이터, 사진작가는 어떻게 되나. AI가 그들의 직업을 훼손할 위험이 있지 않나.

- 피터스 대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6년전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누구나 의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누구나 AI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되면 오히려 크리에이터의 희소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어쩔경향>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알려주실 이야기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의 KHANUP 콘텐츠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와 함께 성장합니다.

https://forms.gle/yV6rLqoJER8Kkbf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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