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원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동성애, 동성애자를 싫어한다”고 발언한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6일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도의원이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23일 제390회 제주도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이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 싫어합니다”라며 “우리 자식들에게 ‘동성애가 괜찮다, 정상적이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학습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성소수자에게 위축감과 공포감, 좌절감을 야기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발언 이후 논란이 일자 강 의원은 유감을 표명하며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법·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에 제주 지역 인권·시민단체들은 강 의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조장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다만 인권위는 강 의원의 발언으로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인권단체의 진정을 각하 처분했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의 발언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강 의원의 발언은 지역 사회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시킬 수 있다”며 “성소수자 혐오와 관련한 집단적 행동을 부추기고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 범죄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