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한국의 성평등 수준이 세계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23)를 보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0.680을 기록, 전체 146개 국가 중 10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99위보다 6계단 하락했다.

젠더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양성평등이 잘 이뤄져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지수가 0.010 떨어졌다.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2019년 108위, 2020년 102위, 작년 99위로 수년째 상승했으나 올해 다시 순위는 물론 지수 자체도 후퇴했다.

한국은 올해 경제 참여·기회 부문(0.597)에서 114위, 교육 성취 부문(0.977)에서 104위에 머물렀다. 보건 부문(0.976)은 46위, 정치 권력 분배(0.169) 부문에선 88위였다. 정치 권력 분배 부문에서 ‘의회 여성 비율’은 0.304를 기록, 84위에 그쳤다. WEF는 “피지와 미얀마, 한국 등은 정치 권력 분배 부문에서 가장 퇴보한 국가들”이라고 지적했다.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0.912)가 차지했다. 아이슬란드는 1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뒤이어 노르웨이(0.879), 핀란드(0.863), 뉴질랜드(0.856), 스웨덴(0.815) 순으로 북유럽 국가가 최상위권에 올랐다. 독일(0.815)은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6위에 올랐고, 리투아니아(0.800)와 벨기에(0796)는 새롭게 10위 안에 들었다.

영국(16위·0.792), 스페인(18위·0.791), 스위스(21위·0.783), 호주(26위·0.778) 등도 비교적 상위권에 올랐다. 이밖에 프랑스(0.756) 40위, 미국(0.748) 43위, 우크라이나(0.714) 66위, 이탈리아(0.705), 이스라엘(0.701) 83위 등이었다. 가나(100위·0.688), 부탄(103위·0.682), 세네갈(104위·0.680) 등도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23) 일부 화면 캡처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23) 일부 화면 캡처

한국보다 성평등 수준이 낮은 곳은 중국(107위·0.678), 부르키나파소(109위·0.676), 일본(125위·0.647), 인도(127위·0.643), 사우디아라비아(131위·0.637) 등이었다.

성평등 꼴찌는 여성 억압 정책을 펴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선 아프가니스탄(146위·0.405)이었다. 바로 위인 차드(145위·0.570)보다 젠더 격차 지수가 0.165나 낮았다.

WEF는 현재와 같은 젠더 격차를 고려할 때 여성이 각종 분야에서 남성과 동일한 기회를 얻는 데까지 13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재작년 136년, 작년 132년보다는 소폭 줄어든 셈이다.

WEF는 “여성이 남성과 동일하게 노동시장에 참여한다면 경제 생산량을 3분의 1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han.kr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