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노무사가 본 ‘강형욱 논란’은? “만약 사실이라면···”

2024.05.24 10:05 입력 2024.05.24 20:12 수정 조해람 기자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KBS 2TV <개는 훌륭하다> 출연 모습. 유튜브 ‘애니멀포유’ 화면 갈무리

현직 노무사가 애견훈련사 강형욱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두고 “사실이라면 너무 끔찍하다”며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강씨 측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효신 소나무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지난 23일 오후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이게 정말 진짜 있었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형욱 괴롭힘 의혹’은 강씨가 대표로 있는 보듬컴퍼니에 재직했다고 밝힌 이들이 기업정보 공유 플랫폼 잡플래닛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기며 시작됐다. 이들은 강씨가 휴일에 과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강씨가 배변봉투에 명절선물을 담아줬다거나, 강씨로부터 “숨도 쉬지 말아라” “벌레보다 못하다”등 폭언을 들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반면 전 직원이라고 밝힌 다른 이가 “업계 최고 대우였고 (의혹은) 말도 안 되는 마녀사냥”이라는 옹호글을 올리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노무사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긴 하다”면서도 “보도되는 게 일부분이라도 다 사실이라고 하면 그냥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어 “정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대표로서 과연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CCTV 설치 주장과 관련해서는 “직원들을 감시하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한 ‘목적 외에 사용’으로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며 “노동 감시를 했다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고 했다.

다만 김 노무사는 “(아직은) 이걸 사실이다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는 부분이 만약 사실이면 노동법적으로 어떻게 될지를 논의한 것”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도 현재 보듬컴퍼니 상황을 예의 주시하지만 정식 신고 등이 접수되지 않아 당장 직권조사 등 개입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씨는 이날 오후 유튜브를 통해 괴롭힘 의혹을 반박했다. 강씨는 폭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내가 쓰는 말투가 아니고 그런 말을 안 쓴다”면서 “난 욕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화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명절선물을 배변봉투에 담아 줬다는 주장에는 “발주를 실수해 대형마트 묶음이 왔는데, 반품이 어려워서 직원들이 나눠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CCTV로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주장을 두고는 “한두 분이 CCTV로 자기를 감시하는 것 같다고 계속 불만을 말씀해주셨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감시 용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있는 곳이고 용품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누구든 들어올 수 있어 CCTV가 꼭 있어야 했다”고 했다.

‘직원들의 업무 메신저를 감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씨의 아내 수잔이 “(직원들끼리의) 제 아들에 대한 비아냥이나 다른 동료 직원들에 대한 혐오표현에 화가 났다”며 “훔쳐본 것은 잘못이지만, 이건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해 직원들에게 (해당 메신저 대화에 대해) 말했다”고 했다.

강씨는 “훈련사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좋은 대표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멋진 직원분들과 훌륭한 훈련사님들이 계셨던 곳을 억측하고 비방하시는 분들에게 그만 멈춰달라고 부탁드리고 싶고,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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