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회견, 국민 신뢰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2024.05.06 18:43 입력 2024.05.06 18:56 수정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9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9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 형식으로 국민 앞에 서는 것은 2022년 8월17일 취임 100일 회견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불통과 국정 난맥으로 민심이 등을 돌린 뒤에야 이런 자리를 마련하다니 만시지탄이다.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면 본인 생각만 장황하게 늘어놓을 게 아니라 국정에 대한 누적된 의문에 진솔한 태도로 답해야 한다. 할 말만 하고 끝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처럼 보여주기용에 그친다면 여론은 윤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김수경 대변인은 6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계획을 전하면서 먼저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지난 2년 국정 기조와 남은 3년 계획을 설명한 뒤 회견장에서 질의응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국민이 정말 궁금해할 질문에 대해 준비하자”고 했다고 한다. 모두발언 격인 국정기조 설명이 일방적 전달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질의응답은 주제·시간의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 2년 정권 차원의 의혹과 정책 실패가 적지 않았던 만큼 국민이 회견을 통해 듣고 싶은 현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국회를 통과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고 외압 의혹 특검법 문제부터 소상히 답해야 한다. 법리적·절차적 문제를 들어 거부 논리만 주장하기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이 심상찮다. 대통령실이 해병대수사단의 조사결과 경찰 이첩 보류 과정에 간여했는지, 출국금지된 이종석 전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출국시킨 무리수는 무엇 때문인지 남김없이 해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대통령 본인의 과오가 있었다면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몇달째 모습을 감춘 김건희 여사의 비정상적 상황도 해명해야 한다.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가 뒤늦게 시작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지 의문투성이다. 수직적 당정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22대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인 야당과의 협치 복안은 무엇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의정 갈등 해소 방안, 고물가·고금리를 극복하기 위한 민생 대책, 감세 정책 전환 여부 등 국민이 절실하게 해법을 듣고 싶어 하는 현안은 부지기수다.

지난 2년간 쌓인 질문들은 윤석열 정부가 그간 회피해온 것들이다. 책임감을 갖고 해결하기는커녕 사실상 뭉개온 결과가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 기자회견만으로 불통과 불신이 모두 해소될 수는 없다. 하지만 껄끄러운 질문도 피하지 않고 성의를 다해 답변한다면 국정기조 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회견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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