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리스크’에…야권 ‘플랜B’는 최재형?

2021.06.20 17:06 입력 2021.06.20 22:02 수정 박용하·김상범 기자

대권 도전 시사…최문순 “감사에 정치 의도 있었나 설명해야”

김동연 전 부총리 꾸준한 공개행보…유승민·원희룡도 ‘채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안팎의 악재들로 흔들리는 사이, 야권의 ‘대안주자론’이 또다시 힘을 얻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사진)이 대선 출마와 관련된 입장 발표를 예고하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키운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지 모임을 연달아 출범하며 세력 확장에 들어갔다.

최근 윤 전 총장의 강력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주자는 최 원장이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해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종전의 입장을 깨고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정치권에선 “최 원장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등을 두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야권 대선 주자로 조명받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윤석열 대망론’이 깨질 경우에 대비한 ‘플랜B’로 최 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정기관 수장의 대선 직행 움직임을 두고는 비판론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수장이 감사 행위에 있어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는 의심을 받는다면 그것은 감사원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김 전 부총리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최 원장에 비해 출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꾸준히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현 정부와 다른 정책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명동성당에서 열린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 전 부총리는 ‘(정책이나 정서 등이) 민주당과 더 가깝다’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언급과 관련해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선 출마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대안주자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20·30·40대 지지자들의 모임인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식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은 출범식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를 주제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대담도 진행했다. 대구·경북(TK)과 젊은층, 중도층 기반을 확장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원 지사도 22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지지 모임인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이 포럼은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와 민상기 전 건국대 총장, 황준성 전 숭실대 총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학계·관료 출신 전문가 3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향후 원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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