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 삶을 왜 정부가 책임지나”

2021.08.11 20:45 입력 2021.08.11 22:38 수정 유설희 기자

문재인 정부에 ‘엇나간 독설’

하태경 “대선 출마한게 의아”

초선 만난 최재형 최재형 전 감사원장(두번째 줄 가운데)이 11일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1일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나.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당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현재 정부의 목표 중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인데, 이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시켜서 행사하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돼서 대통령의 역할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인기 있는 대통령은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공공부문 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책무”라며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시는 분이 대선에 출마하신 게 의아스러울 뿐”이라고 적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 책임마저 부정하는 사람이 대선에 나온 이유는 무엇이냐”고 밝혔다.

최 전 원장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정부는 결국 국민들의 삶을 통제하고 간섭하게 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고 반박했다. 또 “최 후보는 ‘뒤처지는 국민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국가의 역할을 분명히 밝혔다”며 “말꼬리를 잡아 본질을 호도하는 데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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