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유승민의 같고 또 다른 '화천대유' 활용법

2021.09.28 15:48 입력 2021.09.29 09:13 수정 유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3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드물게 원팀(one team)이 돼 규탄하는 주제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공격하면서 정권교체 필요성을 띄우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다만 주자별로 활용법은 조금씩 다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신의 화두인 공정과 수사 경력을 내세워 공략하고,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도 언급하면서 비리 없는 후보를 강조하는 식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런 부패, 몰상식, 부정의, 불공정을 척결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이라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고 (특혜 업체로 지목된)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수사해야 한다”며 이 지사의 배임 혐의, 정·관계에 대한 로비, 화천대유의 횡령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에게 대장동 의혹은 여러모로 꽃놀이패다. 정국을 달궜던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은 대장동 의혹의 파장에 묻히는 중이다. 검찰총장 출신으로서 수사 등에 전문적 식견을 내보일 수 있는데다, 본선 진출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을 키워두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윤 전 총장과 양강 구도를 이룬 홍 의원은 이 지사를 맹공하는 동시에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도 건드린다. 경쟁자인 여야 유력 후보군에 대형 의혹들이 제기돼 있는 만큼, ‘흠 없는 후보’ 이미지를 내세워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28일 SNS에는 “지금 대선판이 마치 (막판에 몰린 사람들의 이전투구장인) ‘오징어게임’처럼 되고 있다”며 “비리 관련 후보들은 국민들이 퇴출 좀 시키고 미래를 위한 정상적인 대선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6일 열린 당 경선 3차 토론회에서도 “여당의 성남 대장동 비리와 야당의 고발사주가 뭉쳐가지고 역사상 유례없는 비리대선으로 가고 있다”면서 “여야 모두 구별 않고 이 모든 비리를 반드시 척결하도록 하겠다”고 양측을 모두 겨냥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SNS에 “이 지사와 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끝내 거부한다면 대통령이 되어 이 추악한 게이트에 관련된 모든 불법비리 범죄자들을 전원 싹 쓸어서 감옥에 보내겠다”고 맹공했다. 유 전 의원은 이와 함께 대장동 개발 특혜 대상자 명단에 윤 전 총장과 함께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박영수 전 특검이 올라있는 것을 언급한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수사 경력을 재차 수면 위로 띄우면서 보수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앞선 3차 토론회에서 “박영수 전 특검까지 연루된 것을 보니 이 자리에 계신 판·검사 출신 후보들에 죄송하지만 우리나라 판검사들이 이렇게 썩었나, 청소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법조인 출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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