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갈등 변수 ‘윤핵관’은 누구?

2021.11.26 16:16 입력 2021.11.26 17:36 수정 문광호 기자

‘윤 측 핵심 관계자’란 의미

김, 윤 측 관계자발 보도에

“주접을 떤다” 불쾌감 표시

당 지도부, 발언 단속 나서

이준석 “자제해야” 경고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에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일명 ‘윤핵관’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 관계자발 보도에 “주접을 떤다”고 표현하며 불쾌감을 표시했고, 이준석 대표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19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바른미래당의 합당 과정에서 변수로 떠올랐던 ‘황교안 전 대표의 핵심 관계자’(황핵관) 논란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오늘 보니까 (윤 후보가) 나한테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을 떨어 놨던데 뉴스 보고 ‘잘됐다’ 그랬다”고 말했다. <쿠키뉴스>가 ‘윤 후보 측 핵심 정무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김 전 위원장이 조건 없는 합류를 선언하지 않으면 끝”이라며 최후 통첩을 했다는 기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핵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임승호 당 대변인은 26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과정에서 다양한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린 보도들이 언론들에 쏟아져 나오면서 윤 후보의 매력이 가려지는 측면이 컸다”고 말했다. 정미경 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 측근이 많으니까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며 “측근의 이야기가 윤 후보의 마음은 아닐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26일 윤 후보 측근 발언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시는 문제는 언어로 인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나 평가하는 사람이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최근 익명 인터뷰를 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 분들이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는 “(익명 측근이 누군지) 잘 안다”며 “적당히 하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 핵심 측근 발언 논란이 불거진 이유로는 비대해진 선대위 규모가 문제라는 의견이 있다. 임 대변인은 “선거 조직의 규모가 너무 크다. 그런 만큼 주위에서 다양한 해석과 다양한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린 보도들이 언론들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핵심 관계자 중 일부는 자기 주장을(윤 후보 주장처럼) 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내 직책에 욕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측근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일부 측근들의 거친 언행을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는 정치 입문 초반 전언정치를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며 “황교안 전 대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치 경험 부재로 인해 인력을 쓰는 한계도 있고 전언정치에 기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 전 대표 역시 2019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바른미래당 통합 논의 과정에서 이른바 ‘황핵관’(황교안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이준석 대표는 “황교안 대표 측 인사, 핵심 관계자라는 사람들끼리 익명 인터뷰를 하면서 판을 깨는 경우가 많다”며 “핵심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옆에서 좀 훼방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윤 후보 측 익명 관계자발 보도에 대한 질의에 “시간이 없다 보니 뉴스를 다 볼 수 없다. 익명 관계자가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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