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12일 박근혜 대구 자택 방문···손 내미는 이유는?

2022.04.10 17:30 입력 유설희 기자

퇴원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지난달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2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만난다. 윤 당선인은 2016년말 박씨 탄핵 정국 때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 사이는 악연으로 평가된다. 윤 당선인이 박씨와의 관계 회복에 나선 이유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보수층의 반감을 해소해 표 결집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씨가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를 공개 지지하고 있어, 윤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국민의힘 경선의 변수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이 박씨와의 회동 일정에 대해 묻자 “화요일(12일) 오후 2시인가 4시인가, 아마 오후에 일정이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당선인이 오는 12일 오후 2시 박씨 대구 자택을 찾아 박씨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11일부터 1박2일로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한다. 11일에는 안동 등 경북 지역 4개 도시를, 12일에는 박씨 자택을 비롯한 대구 지역을 찾는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당선된 이후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을 먼저 찾아뵙고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대국민 업무보고’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꾸준히 박씨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말 특별사면됐고, 이후 서울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24일 퇴원해 대구 달성군 자택에 거주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박씨가 퇴원한 지난달 24일 기자들에게 “제가 내주부터 지방을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당시 오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에 ‘박씨를 초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원래 전직 대통령은 오시게 돼 있다”며 “당연히(초청할 것)”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같은 날 서일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통해 박씨에게 퇴원 축하난을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 왔는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윤 당선인이 이처럼 박씨와의 접촉면을 넓히는 이유는 보수 진영 내 반감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이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고, 박씨 재판 과정에서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공소 유지를 지휘했다는 점을 두고 강경 보수층에선 윤 당선인에 대한 반감이 남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불만을 잠재워 표 결집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씨는 최근 대구시장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든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 지지를 호소했다. 박씨가 윤 당선인을 만나 대구시장 경선을 두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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