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특정인이 유출”, 배현진 “대표도 했잖나”…‘비공개회의’ 두고 설전

2022.06.20 21:14 입력 2022.06.20 23:07 수정 문광호·조문희 기자

자리 뜨는 이준석, 비공개 전환하는 권성동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설전을 벌이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급히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 “비공개회의는 없다”
선언 이후 배 최고위원과 설전
권성동, 책상 치며 “그만하자”

22일 ‘이준석 의혹’ 징계 논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석열계인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회의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을 겨냥해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비공개 회의 내용이) 유출이 많이 됐다”고 말하자 배 최고위원은 “대표도 유출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당 혁신위원회,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벌어진 두 사람의 갈등이 이 대표의 비공개 회의 중단과 회의 내용 유출 관련 설전으로 더욱 커진 양상이다. 집권여당이 민생 현안을 챙기기보다 집안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단은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에서 진행됐던 것들이 따옴표까지 인용돼서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고 안건 처리만 하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철저하게 단속해서 필요한 논의는 이어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가 “오늘 비공개 회의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이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떻게 하나”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을 겨냥해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됐다는 내용까지 나왔기 때문에 묵과할 수 없다”고 했고, 배 최고위원은 “본인이 언론에 나가서 얘기한 걸 누구 핑계를 대나”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이 반말 다툼까지 하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책상을 치며 “그만하자”고 제지하면서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비공개 전환 후 2분 만에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장외에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배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도자다운 묵직하고 신중한 언행의 중요성을 이제라도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영웅담을 했다는 건) 술은 마신 적이 없는데 음주운전을 했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설전을 두고 당내 기반이 부족한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 내용 유출을 명분 삼아 기강을 잡으려 했고, 친윤계 입장을 대변하려는 배 최고위원이 맞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22일 이 대표의 성 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을 심의한다.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단계다. 당원권 정지 이상 징계가 결정되면 대표직 수행이 불가하다. 탈당 권고나 제명과 달리 당원권 정지는 최고위 의결이 필요없다. 경고일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과 대표직 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윤리위가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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