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 변수, 한동안은 한동훈

2024.05.07 06:00 입력 2024.05.07 06:05 수정 조미덥 기자

여 당직자들 만나 “종종 교류”

잇단 행보에 출마 설왕설래

낙선인들은 세력화로 ‘지지’

“당 변화 없을 땐 ‘한’이 대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차기 당대표로 출마할지가 오는 6~7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 전 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기 때문에 불과 2~3개월 만에 대표 선거에 나서는 건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최근 언행과 수도권 낙선인 중심 지지 세력, 총선 참패 후에도 변하지 않는 당의 모습 등을 근거로 출마 예상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사퇴한 후 언행에서 정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6일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지난 3일 함께 일한 당직자 20여명과 3시간 이상 저녁 식사를 하면서 “종종 보며 교류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오찬 자리는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

한 전 위원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이라고 공격하자 지난달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며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낙인을 제거하고 윤 대통령에게 당당한 면모를 보이면서 향후 정치 활동을 재개할 의지를 비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달 들어 집 근처를 산책하는 모습이 지지자들에게 포착되고, 총선을 도운 가수 김흥국씨에게 감사 전화를 한 것이 알려지는 등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해 수도권 등 험지에 공천했지만 낙선한 지역 조직위원장들은 그의 지원 세력이 될 수 있다. 최근 이들은 ‘첫목회’를 만들고, 5·18을 맞아 광주에서 원외 조직위원장 워크숍을 추진하는 등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당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된다면 지방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원외 조직위원장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도 맞다.

이들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한 전 위원장에게 지우고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는 당내 흐름에 반발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영입인사 1호이자 첫목회 창립멤버인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6일 통화에서 “개헌선까지 무너질 뻔한 상황을 지켜낸 건 한 전 위원장의 공”이라며 “책임을 한 전 위원장에게 몰고 가서 대표로도 나와선 안 된다고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한 원외 조직위원장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한동훈 책임이 10%도 안 되는데, 그걸 근거로 책임지기 위해 쉬라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고 했다.

대선까지의 정치적 상황, 달라지지 않은 당의 모습이 한 전 위원장을 불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출신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2년 후 지방선거고 3년 후엔 대선”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홀로서기를 할 이벤트가 전당대회밖에 없다”고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같은 방송에서 “당의 한가로운 모습이 불거진다면 한동훈 본인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전에 ‘이종섭 대사 파견’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대통령실에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메시지를 전달한 걸로 안다”며 “적어도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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