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해·공군, '핫라인’ 설치 "우발 충돌 예방”

2021.11.11 16:52 입력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김상진 국방부 국제정책관(사진 오른쪽)과 칼가노프 러시아 국가방위센터 부센터장(소장)이 11일 한-러 해공군간 직통망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한국과 러시아 군 당국이 직통전화(핫라인)를 개설하기로 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 우발적 사태를 막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1일 “러시아와 해·공군 간 직통망 설치·운용과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국 해군 간에는 이 직통망이 비공식적으로 존재했지만, 이번에 양국이 공군 간 핫라인까지 추가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번 직통망은 해군작전사령부와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사령부, 공군 제1중앙방공통제소와 러시아 동부군관구 11항공·방공군 사이에 올해 안에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한·러 군 당국 간 핫라인 설치는 2002년 관련 논의를 처음 시작한 뒤 거의 20년 만에 이뤄졌다. 양국은 2002년 11월 ‘위험한 군사행동 방지협정’을 체결한 뒤 국방 당국 간 직통망 설치에 관한 협의를 시작해 올해 상반기 양해각서 문안에 합의, 이날 최종 서명했다.

한국 측에서는 국방부 김상진 국제정책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국가방위센터 부센터장인 칼가노프 소장이 서명에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한·러 군사당국 간 신뢰와 소통을 강화해 공중·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역내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러시아와의 공군간 직통전화 설치를 통해 KADIZ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22일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이어도와 독도 인근 KADIZ에 진입했을 당시 중국은 한·중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사전 통보했지만, 비행정보 교환을 위한 직통전화가 없는 러시아는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 군 당국 간에는 국방부 간 직통전화, 해·공군과 중국 동부와 북부전구 해·공군 간 직통망 등 모두 5개의 핫라인이 있다.

원문기사 보기
상단으로 이동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경향신문 뉴스 앱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