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에서 하나로

2018.09.20 22:12 입력 2018.09.20 22:30 수정 평양공동취재단·손제민 기자

백두산 정상서 손 맞잡은 문 대통령·김 위원장 “첫걸음 시작” “새로운 역사”

한반도 평화 ‘남북 주도’ 전세계 과시

비핵화로 가는 길, 백두산도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백두산 천지 앞에서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정상에서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겠다”고 화답했다.

백두산(2744m)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두 정상이 그 꼭대기에 올라 남북이 주도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일궈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진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이른 새벽 평양의 숙소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해 오전 전용기 편으로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미리 도착한 김 위원장 내외의 영접을 받고, 승용차를 이용해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 근처까지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장군봉 정상에서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 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과 남의 관계에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계속 써 나가야 된다고 본다”며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 물가로 내려가면서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맘속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4·27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를 연상시킨 ‘짧지만 긴’ 시간이었다.

두 정상은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함께했으며, 연말 서울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백두산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오후 5시36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경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 보고에서 “남북을 통해 북·미대화를 재개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연내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문기사 보기
상단으로 이동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경향신문 뉴스 앱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