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청와대 참모들도 ‘깜짝’

2018.03.09 21:28 입력 2018.03.09 21:37 수정 김지환 기자

특사단 외엔 김정은 메시지 극비…“멘붕 상태로 회의 참석”

미국 백악관에서 5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 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육성으로 전해지자 청와대는 술렁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대북특사단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뜻을 사전에 알았던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청와대 주요 참모들은 매일 오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티타임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멘붕(멘털붕괴) 상태로 회의에 갔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 국민이 놀란 것처럼 참모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임 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바쁘게 움직였다. 국내 언론 브리핑을 위해 방미 중인 정 실장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현지 접촉 결과를 공유받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김 위원장 메시지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은 문 대통령, 임 실장, 대북특사단 5명 등 7명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보고받으면서 “남북 문제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다루라”고 주문한 만큼 정 실장의 방미 보따리 내용은 이날 발표 전까지 극소수만 알고 있었을 뿐 극비에 부쳐졌다.

이런 와중에 희소식이 추가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대북특사단과 만찬을 하며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오늘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북쪽의 실무진이)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면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이야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특사단 숙소가 고봉산 초대소로 정해진 이유도 전해졌다. 남측 고위급 인사들의 단골 숙소였던 백화원 초대소가 공사 중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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