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조국·한명숙 꺼낸 이재명···태세전환하며 ‘친문층’ 적극 구애

2021.07.18 16:06 입력 2021.07.18 19:17 수정 박광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열린 온라인 2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친문(재인계) 지지층’ 마음을 얻는 데 열중하고 있다. 그간 입장 표명에 신중했던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 등을 적극 옹호하는 등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상승세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지층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최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친문 핵심 인사들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립 등을 계기로 돌아선 친문 지지층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유튜브 <시사타파TV> 방송에서 예비경선 4차 TV토론 전날 유 이사장을 만나 도움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이 지사는 “유 이사장이 ‘때리면 아프다 그래라. 안아픈 척하지 마라’고 조언해줬다”며 “그래서 반격은 못해도 아픈 척해주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MBC 라디오에서 “잘못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검찰이) 과도하게 선택적 정의를 행사했다. 더욱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녀사냥을 했기에 조 전 장관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조국 사태’ 논란이 재점화됐을 당시 거리를 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랑 친하게 지내더니 그쪽으로 많이 간 것 같다’는 사회자 질문에 “원래 그랬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유튜브 <박시영TV> 방송에서는 “저도 (검찰에) 똑같이 당했기에 동병상련”이라며 “사실은 (조 전 장관과) 자주 연락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의 경우 확고한 추진 의지를 내세우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여권 원로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 대한 법무부 감찰결과가 나오자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화보다 더 치밀하고 저열한 검찰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검찰개혁을 지지부진하게 두지 않겠다. 전광석화처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필요한지 공감이 안간다”며 ‘속도조절론’을 내비쳤다가 “검찰개혁 의지가 있나”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검찰개혁은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수단인 만큼 적극 추진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 계승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가 거론될 때마다 “다름은 있어도 차별화는 없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는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한다는 보도는 경선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언론에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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