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북한 미사일 발사에 “자체 핵무장도 고민해봐야”

2023.02.20 10:39 입력 2023.02.20 10:59 수정 문광호 기자

“핵 사용땐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대한민국도 확고한 핵지력 있어야”

태영호 “전략자산 전개, 핵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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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핵을 한반도에서 사용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킬체인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대응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확고한 핵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미국 랜드연구소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이 2021년 4월 ‘북한은 2020년에 이미 67~116개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의 무모한 무력 도발이 계속될수록 대한민국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토요일 동해상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추정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이틀만인 오늘 아침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거짓말로 5년 간 펼친 평화쇼가 파탄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ICBM으로 노리는 건 한·미동맹 파괴, 미국의 한반도 전쟁참여 봉쇄”라며 “김정은의 어떤 위협에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물 샐 틈 없이 대비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직후 기자들이 ‘자체 핵무장론은 정부랑 논의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한국 핵무장론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며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어질 경우 우리 대한민국 내부에서도 자체 핵무장론은 더욱 힘 얻게 될 것이 뻔한 이치라는 점을 원론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태영호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서 우리가 보았듯 미 전략폭격기 B-1B 출격 정도로는 미국 본토를 향한 북한의 ICBM과 핵 개발을 멈추지 못한다”며 “한반도에서 진정한 핵 균형을 이룩해 평화를 유지하는 길은 결국 우리의 자체 핵 보유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자체 핵무장론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10월12일 SNS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9·19 남북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며 “우리만 전술핵을 다 물리고 핵 없는 나라가 됐다. 더 이상 그 선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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