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언론을 ‘검찰 애완견’에 빗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애완견’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은 가짜뉴스 못지 않게 위험하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출마가 가시화한 시점에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언론관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 글에서 “오늘 유시민씨의 저에 대한 가짜뉴스 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이 최종 확정됐다”고 언급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날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제가 당해온 가짜뉴스 피해는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등을 비롯하여 굉장히 많다”며 “저는 비록 가짜뉴스들의 피해자이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애완견’ 발언도 언론 협박 시도의 일종으로 봤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 시대가 와도, 세상이 변해도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론직필하는 언론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다”며 “가짜뉴스 피해는 막으면서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본질도 지키는 AI시대의 가짜뉴스 방지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의 SNS 글은 이날 유 전 이사장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을 애완견이라 지칭해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당시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자신을 기소한 것은 “조작”이라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 언론을 향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조작을 하고 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