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윤 대통령, 8~11일 방미…“북·러 군사협력 규탄 메시지 발신”

2024.07.05 14:35 입력 2024.07.05 16:37 수정 유새슬 기자

나토 정상회의 3년 연속 참석

이번 순방엔 김건희 여사 동행

한·미·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 불투명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순방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0~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여국들과 함께 북·러 군사 협력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8~9일 윤 대통령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위치한 하와이 호놀롤루를 방문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나토 일정과 호놀룰루 방문을 아우르는 핵심 콘셉트는 글로벌 공조를 통한 우리나라 안보의 강화”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가 동행한다.

한국은 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으로서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올해는 나토 창설 75주년으로, 1949년 나토가 출범한 워싱턴에서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김 차장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워싱턴에서 5개국 이상의 나토 회원국과 릴레이 양자 회담을 열고 양자 간 현안과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한다. 김 차장은 현재까지 확정된 양자 회담 상대국은 체코와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라며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예정돼있다.

오는 11일에는 IP4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이 별도 회동을 한다. 이어 32개 나토 동맹국과 IP4 국가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참석하는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간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 참여국들은 공동으로 북·러 군사 협력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김 차장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 동맹국들과 IP4 파트너들 간의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나토 회원국과 IP4 국가는 대서양과 인·태 지역이 공동으로 마주한 도전에 맞서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자유·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번 회의에 참여하는 나라가 상당히 많고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에 여러 행사를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하반기 중요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이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며 “이번에 꼭 모든 것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가 유럽·미국의 5개 싱크탱크와 공동 주최하는 공공외교 행사인 나토 퍼블릭 포럼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인·태 세션에 단독 연사로 나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 방문에 앞서 오는 8~9일에는 미 호놀룰루 방문 일정이 계획돼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8일에는 태평양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다. 고위 관계자는 “미 태평양 국립묘지는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참전 용사와 더불어 6·25전쟁 참전 용사와 가족묘가 안치된 곳으로 한·미 동맹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일에는 인태사령부를 방문해 존 아퀼리노 사령관의 군사·안보 브리핑을 받고 사령부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인태사령부의 전신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이래 한국 정상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29년 만이다. 인태사령부는 항공모함, 전략핵추진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미군의 주요 전략 자산 전개를 건의·운용한다. 미국의 한반도 확장 억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순방의 주된 콘셉트는 한·미, 나토, 인·태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한국의 안보 이익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북이 특징적인 협력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일관된 안보 콘셉트를 집중해서 다루도록 순방 계획을 짜게 됐다”고 밝혔다.

원문기사 보기
상단으로 이동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경향신문 뉴스 앱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