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가 공룡과 공존했다? 6600만년 전 영장류 화석 발견

2021.03.31 15:47 입력 2021.03.31 15:49 수정 김기범 기자

약 6600만년 전 지구상에 존재했던 영장류의 화석이 미국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영장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이 화석으로 인해 영장류와 공룡이 중생대 말기에 공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오래된 영장류인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Purgatorius mckeeveri)의 상상도. Andrey Atuchin

미국 버크자연사박물관, 브루클린대, 워싱턴대 등 연구진은 지난 1월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가장 오래된 영장류의 치아 화석을 발견해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Purgatorius mckeeveri)’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화석이 미 몬태나주 북동부에서 발견된 것이며 약 6590만년 전 생존했던 영장류의 치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영장류는 인류, 유인원, 원숭이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Purgatorius mckeeveri)의 화석. Gregory Wilson Mantilla / Stephen Chester.

연구진은 방사성 연대측정을 통해 소행성 충돌로 지구상 생물의 4분의 3가량이 사라졌던 6600만년 전의 대멸종으로부터 약 10만5000년~13만9000년 이후에 이 영장류가 살았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동물이 현재의 설치류와 비슷한 모습이며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열매를 주식으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푸르가토리우스 맥키베리가 발견되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영장류로 알려졌던 푸르가토리우스 자니사에(Purgatorius janisae)의 이빨도 발견했으며 두 동물이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지구상에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번 발견이 ‘영장류의 조상이 공룡과 공존하다 함께 대멸종을 맞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멸종 직후에 두 종의 영장류가 존재했다면 그들의 조상이었을 미지의 동물은 대멸종 이전 시기, 즉 공룡이 존재했던 백악기 후기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초의 영장류가 약 8150만년 전에 나타났을 가능성은 이미 학계에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백악기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탓에 이 학설이 옳은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가장 오래된 영장류인 푸르가토리우스와 그 이후 영장류 사이의 ‘미싱 링크’, 즉 진화과정에서 두 무리의 동물을 연결하는 미지의 동물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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