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진행한 직후인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정세와 미·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중·미 관계 발전이 중요한 단계에 와있다”면서 “나는 양국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베이징 회담에서 합의한 공동 인식을 양측이 진지하게 실천해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앞으로 향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측면에서 압박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어 “지난주 베이징에서 미·중 경제무역 대표단이 솔직하고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협상을 했다”고 평가하고 “양측이 소통을 유지해 존재하는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상호 윈윈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CC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미·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시 주석과 밀접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중국과 함께 노력해 각 영역에서 실무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고 미·중 관계를 더 발전시켜 양국 인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통화는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회견을 가진 직후 이뤄졌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차 표명하면서 북·미 정상회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북한이 서로 마주 향해 걷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단계적인 행동을 취하며 회담과 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소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전 우려를 고려해 미·중이 공동으로 한반도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를 모두 폐기하라고 북한을 압박한 데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 장기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발휘하기를 원한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