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끝내 숨진 채 발견…'미투'의혹 속 피소사건 "공소권 없음"

2020.07.10 01:19 입력 2020.07.10 01:29 수정 류인하 기자

인권변호사 출신 사회활동가이자 역대 서울시장 가운데 최장기간 재임기록을 세운 박원순 서울시장(65)이 결국 10일 0시29분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ㄱ씨가 “과거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한 다음날인 9일 오전 5시30분쯤 비서실에 “몸이 좋지 않다”고 알리고 출근하지 않았다.

박 시장의 딸은 9일 오후 5시17분 “아버지가 4~5시간 전에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44분쯤 검은 모자에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박 시장에게 별도로 피소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시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경찰청을 통해 청와대로 보고가 올라갔을 것”이라며 “박 시장에게도 해당 사실이 알려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만약 박 시장이 피소사실을 알았다면 이번 극단적 선택과 연결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는 어렵게 됐다. 수사대상인 피의자가 사망으로 존재하지 않아 수사기관으로서는 ‘공소권 없음’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왜 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이 공관 집무실에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사망경위 조사과정에서 일부 파악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집중 수색한 끝에 실종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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