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어정쩡한 입장 표명… 국무회의 끝에 기자 불러놓고 ‘5분 낭독’

2013.09.26 22:47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입장 발표를 국무회의 마무리발언 형식으로 했다. 일방적 전달도, 대국민 담화도 아닌 어정쩡한 모양새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이전에는 국무회의 시작과 함께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언론에 공개했지만 이날은 예산안 처리 등 회의를 다 끝내고 취재기자와 카메라 기자들을 불렀다. 박 대통령의 발표 장면은 전량 녹화돼 나중에 그대로 방송됐다.

박 대통령은 A4용지 3장 분량의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발표문은 “예산안 심의를 마치고 국무위원들에게 예산안에 대해 각별히 신경써주실 것을 당부한다”는 말로 시작해 “저와 정부의 의지를 믿고 지켜봐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듣는 상대가 처음에는 국무위원이었다가 마지막에는 국민으로 바뀐 것이다. 국무총리·장관들만 모인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상대로 입장을 발표하다 보니 대상이 엉킨 셈이다. 청와대는 사전에 기자들을 대기시킨 뒤 회의가 끝날 때쯤 국무회의장에 입장시켰다. 5분 정도 발표문을 읽은 뒤 언론 질문은 받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사과를 표명한 것은 당초 유감 표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해선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기초연금 복지 공약 후퇴에 대한 여론 부담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공약 후퇴’ ‘기초연금 축소’ 등 표현은 쓰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사과보다는 공약 수정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지금 사정을 말씀드리고 진정성을 담아서 이해를 구한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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