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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권문제 지적하겠다더니… 코빈, 시진핑과 ‘화기애애’

2015.10.21 16:00 입력 남지원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 기간 동안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예고했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시 주석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인권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회담의 주된 이슈는 아니었다.

노동당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코빈 대표가 버킹엄궁에서 시 주석과 30분 동안 ‘화기애애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코빈 대표는 이날 버킹엄궁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재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코빈 대표는 시 주석과의 회동에서 6억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킨 중국의 성취에 찬사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노동당, 중국 사이의 역사적인 인연과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과 맞서 싸운 중국인들의 희생, 시 주석의 신실크로드 전략(일대일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기후변화와 불평등, 테러리즘, 중국과 영국 사이의 문화적·인적 교류 확대 방안 등도 테이블에 올랐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왼쪽)가 20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노동당은 성명 말미에 “코빈 대표는 인권과 중국산 철강 수입이 영국 철강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동당의 그림자내각 재무장관 존 맥도넬은 코빈 대표가 시 주석에게 전한 서한에도 철강산업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값싼 중국산 철강재 덤핑 문제는 시 주석의 영국 방문 전 가장 민감한 이슈였다. 영국 철강업계와 노동계는 값싼 중국산 철강재 때문에 영국 철강업체들이 도산하고 있다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다. 노동계의 지분이 큰 노동당으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노동당은 시 주석의 영국 방문 전 “코빈이 중국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국빈만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빈은 앞서 반정부시위에 참여했다 참수형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청년과 관련해 사우디 인권 문제를 공개 거론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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