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방식을 답습해서는 소득을 기대할 수 없죠. 친환경 농업만이 우리 농민이 살 길입니다.”
울진군 서면 삼근1리 이장과 친환경실천단지 회장을 맡고 있는 사재철씨(55)는 친환경 농업을 빼고 선진 농촌을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서면 토박이인 사씨는 지역 농협에서 23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한 후 부친의 가업을 물려받아 농사를 지은 지 10년째이다.
그가 2003년 처음으로 친환경 농업에 눈을 떴다. 울진군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마을 주민 16명으로 친환경 쌀 작목반을 꾸렸다. 이 작목반은 지금 28명으로 늘었고, 2만1천여평의 논농사를 오리농법으로 짓고 있다.
“모내기 후 10일가량 지나 오리를 방사하면 논둑과 논바닥에 난 잡초를 오리가 해치워요. 벼물바구미나 벼멸구 등 해충도 오리가 몽땅 잡아 먹어 농약이나 제초제를 칠 필요가 없죠.”
오리농법을 도입한 첫해 생산된 쌀은 40㎏짜리 1가마당 6만8천원에 모두 1,800가마를 대구 다사농협에 납품했다. 정부 수매가보다 1만2천원을 더 받았고, 시중가격(4만8천원)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이었다. 이 쌀은 올해 4년째 농협에 계약 판매했다.
“도회지에 사는 친·인척들이 유기농의 매력을 알고부터 농협 등 타 기관과의 계약판매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소득은 일반 농법에 비해 여전히 높아요.”
밭농사도 유기비료 외에 화학비료나 농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삼근리에서 생산된 마늘은 1접(100개)에 1만8천원을 호가해 일반 마늘(1만~1만2천원)보다 비싸고, 고추도 1근(600g)당 1만5천원으로 시중가의 2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마을주민들의 농업소득도 친환경 농업을 하기 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각광받으면서 불영계곡 주변에 팜스테이를 할 수 있는 농가도 30여곳이나 생겼다.
사씨는 울진군이 추진하는 서면 로하스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농경과 축산 기반을 더욱 다지고 황토방 민박 같은 관광기반도 조성되면 ‘살기 좋은 농촌건설’이 뜬구름 잡기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백승목기자 smbae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