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자 회동

문재인 “공약 파기” 직격탄… 박근혜 대통령 메모… 김무성 “상생정치” 중재

2015.03.17 22:01 입력 2015.03.17 23:33 수정
정환보 기자

27개월 전 ‘대선 TV토론’에서 맞대결하듯 격론

2012년 12월17일 대선을 이틀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확히 27개월 만인 17일 청와대에서 마주앉았다. ‘3자 회동’ 형식이지만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경쟁자가 아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로 국정 현안에 머리를 맞댄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3자 회동’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이 문 대표가 준비한 인사말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3자 회동’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이 문 대표가 준비한 인사말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오후 3시5분 시작한 회동은 의례적인 인사로 출발했다. 문 대표는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또…”라고 인사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아직 시차 때문에 그런데,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기애애한 공기가 잠시 흐르는 듯했지만 이내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박 대통령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대표가 정부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장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문 대표는 준비해온 원고를 바탕으로 특히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대표가 전·월세 폭등을 거론하며 “공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릴 때는 박 대통령이 메모를 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가 중재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는 이전에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는데 국정의 넓고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여분 후 비공개 회동에 들어가서는 간극이 더욱 벌어졌다. 공무원연금 개혁, 경제 법안 처리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의제에서 이견이 표출됐다. 회동 후 김 대표는 “대부분은 서로간 뜻이 달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5·18 기념곡 논란 등 ‘돌출 이슈’도 나왔다. 문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꼭 부르기를 요청한다”고 하자, 김 대표가 “제가 참석해 크게 부르겠다”고 대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반대하는 분도 있고 찬성하는 분도 있어서…”라며 “보훈처와 잘 논의해 했으면 좋겠다”고 비켜갔다.

국회에서 이뤄진 백브리핑에서도 ‘3자 회동 정례화’에 대해 야당은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반면, 여당은 “만나자는 데 방점”이라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회동 내내 그려온 평행선이 회동 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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