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툰툰한 하루
2024.02.16 14:00 김한솔 기자

[오늘도 툰툰한 하루]20대 마트 시식코너 알바생의 성장기...‘도무지 그애는’

[오늘도 툰툰한 하루]20대 마트 시식코너 알바생의 성장기...‘도무지 그애는’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이름 도무지, 나이 29세, 직업 마트 시식코너 아르바이트생. ‘마트 시식코너에서 20대로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을 본 적이 있었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무지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지원은 하죠. 돈이 필요했거든요.

‘오늘도 툰툰한 하루’ 에서 처음 소개할 만화는 게코 작가의 <도무지 그애는>입니다.

<도무지 그애는> 1화의 한 장면. 무지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1화의 한 장면. 무지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2화의 한 장면. 사람들은 젊은 무지가 왜 마트 시식코너에서 일하는지 의아해한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2화의 한 장면. 사람들은 젊은 무지가 왜 마트 시식코너에서 일하는지 의아해한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무지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 청년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평범하게 살기 위해 남들보다 훨씬 애써야 합니다. 엄마, 할머니와 셋이 살던 무지는 대학생 때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엄마와 둘이 세상에 남습니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엄마는 무지의 돌봄을 필요로 합니다. 무지는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갑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쓰다 고개를 들어보니 나이는 곧 서른. 음악 일을 하는게 꿈이었지만, 음악은 커녕 남들이 말하는 ‘제대로 된 직업’조차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몸무게는 자기도 모르는 새 많이 늘었고, 밝고 당당했던 성격은 상대방이 던지는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소심하게 바뀌었습니다.

<도무지 그애는> 40화의 한 장면. 무지는 밖에서 아무리 좋은 하루를 보냈어도, 집에 들어오면 엄마가 밖에서 주워온 쓰레기를 버리며 자신의 현실을 깨닫는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40화의 한 장면. 무지는 밖에서 아무리 좋은 하루를 보냈어도, 집에 들어오면 엄마가 밖에서 주워온 쓰레기를 버리며 자신의 현실을 깨닫는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은 오!해피데이 마트의 시식코너에서 일하게 된 무지의 일상을 그립니다. 대형마트라 하기엔 작고, 소형 마트라고 하기엔 나름 규모가 있는 이 마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무지처럼 각 식품 브랜드 소속으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그 식품 브랜드의 담당자, 마트 소속 직원 등. ‘마트장 아들’이라는 소문이 있는 마트 직원 광식을 빼곤 무지의 또래는 없습니다. 대체로 무지보다 족히 20살 이상은 많아보이는 언니들이죠.

무지는 마트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좁게는 ‘사회생활’, 넓게는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사는 것’에 대해 배웁니다. 어떤 날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조금 용기를 내보기도 합니다. 오!해피데이는 무지에게 잘해주는 사람들만 모인 곳은 아닙니다. 만화를 보다보면 무지에게 필요했던 것은 파라다이스 같은 곳이 아니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세상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무지 그애는> 9화 한 장면. 무지는 ‘자기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생홣에 치여 꿈을 접어두었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9화 한 장면. 무지는 ‘자기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생홣에 치여 꿈을 접어두었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만화는 무지를 친구가 하나도 없는 외톨이로 그리진 않습니다. 무지에겐 학창시절 친구들이 있고, 이들은 무지를 아낍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무지는 친구들과의 자리가 불편해집니다. ‘면세가 8만원인 향수’가 왜 싼 것인지. 한 잔에 2만원 하는 글라스 와인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시켜먹을 수 있는 것인지. 마트의 정직원이 됐다며 좋아하는 무지에게 축하한다고 하면서도 “그런데 넌 그게 괜찮아?” 라고 묻는 말에는 도무지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답답합니다. 무지는 깨닫습니다. 어릴 땐 가난해도 친해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돈이 든다는 것을요.

<도무지 그애는> 54화에 나오는 장면. 무섭게만 보였던 ‘옆 시식코너 언니’는 어느새 무지가 마음속 ‘스승님’으로 모시는 존재가 된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도무지 그애는> 54화에 나오는 장면. 무섭게만 보였던 ‘옆 시식코너 언니’는 어느새 무지가 마음속 ‘스승님’으로 모시는 존재가 된다. 네이버웹툰 갈무리

잔잔한 분위기의 만화지만 우울하지만은 않습니다. 작가는 서두르지 않고 무지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시식코너 아르바이트 첫 날, 부끄러워 손님들에게 말도 못 걸던 무지는 소세지를 두 가지 방식으로 조리해 손님들에게 척척 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작곡도 다시 시작하죠.

매번 깜짝 놀라고, 실망하고, 상처받았다가, 그래도 한걸음씩 나아가는 무지를 보면 ‘그래! 무지는 무지 속도대로, 무지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역시 보는 사람들 마음은 다 비슷한 건지, 웹툰 댓글에는 ‘랜선 엄마’ ‘랜선 아빠’ 를 자처하며 무지의 행복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만화는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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