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여행자의 필요>로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2번째 수상이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24일(현지시간) 저녁 주 행사장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홍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를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2등상’에 해당한다.

홍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심사위원단에 감사하다. 내 영화에서 무얼 봤는지는 모르겠다.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소감에 장내에 폭소가 나오기도 했다. 홍 감독은 관객석에서 카를로 샤트리안 예술감독을 찾으며 “그가 나를 많이 초청해 줬다. 내 영화에 공감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31번째 장편인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왔다는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분)가 한국에서 이송(김승윤)과 원주(이혜영)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마시는 이야기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2차례 받은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다른 나라에서>(2012), <클레어의 카메라>(2018)에 이어 3번째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홍 감독의 연인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홍 감독은 이날 수상으로 지금까지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7차례 진출해 은곰상만 모두 5차례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밤과 낮>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 초청받은 홍 감독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 2020년 <도망친 여자>(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각본상), 2022년 <소설가의 영화>(은곰상 심사위원대상)으로 상을 받았다.

이번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 상인 황금곰상은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오프가 연출한 <다호메이(Dahomey)>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