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다큐
2017.12.01 17:28 입력 2017.12.01 17:54 수정 사진·글 정지윤 기자

인제 자작나무숲 두 팔 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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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보던 풍경도 보는 각도가 달라지니,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다른 지역보다 일찍 찾아온 강원도의 겨울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올해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될 만큼 풍광이 좋은 곳이다. 자작나무 70만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가을 산을 곱게 물들였던 자작나무숲은 겨울에 들어서면서 풍성했던 잎이 떨어져 앙상한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간간이 햇살을 받으면 숲은 하늘로 솟구치는 민들레 포자의 힘찬 날갯짓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평창 들녘 햇살에 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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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끝난 들판의 모습은 어떨까. 가을에 비해 겨울 들녘은 확연히 한가로워 보였다. 하지만 농사의 시작은 봄이 아니라 역시 겨울이다. 수확이 끝남과 동시에 다음 수확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논과 밭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채소 수확이 끝난 평창의 한 비탈진 밭에는 비료작물로 심어 놓은 호밀이 어느새 어른 발목 높이만큼 파릇파릇 자랐다. 땅심을 얻기 위한 객토용 흙더미도 넓은 밭 여기저기 쌓여 있다. 인공암벽장 손잡이 돌기처럼 솟아난 모습이 하얀 모자를 쓴 듯 앙증맞다.

대관령 황태덕장 찬바람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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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황태덕장은 빼놓을 수 없는 강원도의 겨울 풍경이다. 황태덕장 주민들은 매서운 추위를 앞두고 명태를 널기 위한 ‘덕’을 설치해 놓았다. 덕은 널이나 막대기 따위를 나뭇가지나 기둥 사이에 얹어 만든 시렁을 말한다. 덕에 널린 명태는 혹독한 추위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건조되어야 비로소 황태로 거듭난다. 웅장한 규모의 덕장은 아직은 비어 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계속되어야 덕장에 명태를 말리는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태덕장 주민들이 애타게 한파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이유다.

강릉 안반데기 눈 시린 비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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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100m의 강릉 안반데기는 고랭지 배추밭이다. 이곳 지형이 떡을 칠 때 쓰는 두껍고 넓은 나무판, 즉 안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배추 수확이 이미 끝나 푸른 배추밭의 모습은 내년 여름에야 다시 볼 수 있다. 백두대간과 만나는 가파른 산비탈 밭은 눈이 쌓여 설국으로 변신했다. 하얀 눈으로 덮인 비탈밭 풍경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어느 한 해라도 겨울이 오지 않은 적이 있던가. 잊고 있어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법이다. 짧은 가을을 못내 아쉬워하는 동안 겨울은 성큼성큼 다가와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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