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동체”…파리 올림픽 앞두고 프랑스-광주 중학교 ‘연대 수업’

2024.04.02 18:39 입력 2024.04.02 19:07 수정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중학교 학생들이  프랑스 생상드니 지역에 위치한 테오도르 모노드 중학교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공동 수업을 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중학교 학생들이 프랑스 생상드니 지역에 위치한 테오도르 모노드 중학교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공동 수업을 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2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중학교 다목적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갈색 머리카락에 파란 눈을 가진 앳띤 학생이 등장했다. 이 학생은 자신을 프랑스 생상드니 지역에 살고 있는 제시카라고 영어로 소개한 뒤 “안녕 한국 친구들, 만나서 반가워”라며 짧은 한국어 인사를 건넸다. 이를 지켜보던 2학년 1반 학생 26명은 일제히 “나도 반가워”라며 손을 흔들었다. ‘130 학교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진행된 수업 모습이다.

‘130 학교 프로젝트’는 하계 올림픽을 개최를 앞둔 프랑스 대회 조직위원회와 생상드니 시의회가 학생들에게 관용과 연대 정신을 기르게 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랑스의 130개 중학교와 130개 국가 중학교의 일대일 공동수업을 통해 서로의 국가와 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기후 위기, 전쟁과 같은 국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산정중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광주인권도시포럼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김유진(40) 담임 교사가 광주국제교류센터를 통해 지난 1월 이같은 공동수업을 제안받았기 때문이다.

산정중은 프랑스 파리에서 10km쯤 떨어진 생상드니 지역에 위치한 테오도르 모노드 중학교와 짝을 이뤘다. 김 교사는 이날 수업을 위해 프랑스 측 교사와 2개월 가량 이메일과 화상 통화 등으로 소통하며 수업 계획을 수립했다.

이날 수업은 시차 때문에 산정중 학생들에겐 마지막 교시, 테오도르 모노드 중학교 학생들에겐 첫 교시에 진행됐다. 수업은 각 교실에 통역사가 배치된 가운데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두 학교 학생들은 영어로 짧게 자기소개를 하고 각자가 준비한 발표를 했다.

프랑스 학생들은 루브르 박물관과 에펠 탑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과 함께 자신들의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등을 산정중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한글과 태권도를 배우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한국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산정중 학생들은 ‘차별이 없다’는 뜻을 가진 광주 대표 산인 무등산과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정신에 대해 소개했다. 최재원 학생은 “우리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프랑스 학생들의 모습에서 사는 곳은 달라도 서로 많은 것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다음 수업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 교류수업은 오는 5월과 6월 두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2학년 1반 학생들만 참여하기로 했지만 다른 반 학생들까지 참여를 희망하면서 테오도르 모노드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사는 “이번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나라가 달라도 서로의 삶이 연결돼 있다는 경험을 하고 깊은 연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국가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동체 역량을 지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은 1924 파리 하계올림픽 개최 100주년인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패럴림픽은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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