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위 “의사·간호사 늘려야” 권고만 남기고 활동 종료

2020.10.27 16:51 입력 2020.10.27 20:55 수정

“2022년부터 입학 정원 확대를”

의사 파업 때 ‘의·정협의체’ 신설

정부·병원, 막판 이탈 ‘합의 무산’

국내 의사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2022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의 권고문이 나왔다.

27일 경사노위 산하 보건의료위원회의 공익위원 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의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현재 인구 1000명당 2.4명인 임상 의사 수가 2040년까지 OECD 평균 수준인 3.5명에 도달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또 “간호사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인구 1000명당 3.8명인 임상 간호사 수가 2030년까지 OECD 평균인 7.0명 이상이 되도록 2022년부터 간호대학 입학 정원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고문에는 의료인력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시간 초과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 산하 보건의료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제 및 국민 건강권 보장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1일 출범했다. 정부, 노동계, 경영계(병원), 노사 양측이 추천한 공익위원 등 15명의 위원이 1년간 논의를 벌여왔으나, 결국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채 공익위원들의 권고문만으로 오는 31일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당초 보건의료위는 지난 8월13일 노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문 초안을 마련한 데 이어 9월17일에는 최종 조율을 위한 합의안에 도달했지만,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휴진에 나선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정부가 관련 문제를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키로 하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장인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의사인력 확충 문제를 의·정협의체에서 다루기로 한 후 정부와 경영계가 이 문제를 경사노위에서 다루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노사정이 함께 1년간 논의해온 보건의료위원회가 의·정협의체보다 그 위상이 낮다면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경사노위의 위상은 허구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그간의 논의를 사장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공익위원 권고문이라는 형태로 발표하게 됐다”며 “공익위원 권고를 바탕으로 보건의료 인력정책 개선 노력을 빨리 시작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