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돌파감염…콩닥콩닥 ‘핼러윈’

2021.10.31 21:00 입력 2021.10.31 21:10 수정 이창준 기자

이태원 등 도심 곳곳에 인파

위드 코로나 시작부터 ‘불안’

이태원, 안전할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가 핼러윈을 맞아 거리로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앞두고 전국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이들에 대한 부스터샷(추가 접종) 일정을 앞당기는 등 추가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관련기사 5·9·16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61명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말을 맞아 검사 수는 평일의 60~70% 수준으로 감소(10만4812건)했지만 확진자 수는 전날(2104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나흘 연속 2000명을 넘겼다.

특히 이날 핼러윈을 맞아 도심 곳곳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유행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핼러윈을 계기로 확진자 규모 증가 가능성이 크고 일상회복 이행에 따른 개인 간 접촉 확대와 연말연시 사적모임 증가, 동절기 밀폐 환경 등 감염 위험 요인의 증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이 밀집한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에서 잇단 집단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까지 경남 창원시 요양병원에서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163명 중 81.6%에 달하는 133명은 백신 접종 완료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북구 요양병원과 노원구 상계백병원에서도 이날까지 각각 19명, 18명이 감염됐는데, 이 중 14명(73.7%), 15명(83.3%)이 돌파감염 사례인 것으로 확인됐다. 요양병원 입원·종사자들의 경우 대부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넘었다.

3~5월 접종자 백신 효과 감소 시점
방역 완화 맞물려…추가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백신 접종 초기인 지난 3~5월 사이 접종을 받은 이들의 백신 효과가 감소하는 시점과 방역수칙이 완화돼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는 시점이 현재 맞물려 있다며, 부스터샷 등 이들에 대한 추가 방역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고위험군이 몰려 있는 시설은 백신 효과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부스터샷이나 외부 유입을 차단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돌파감염자 중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은 경증으로 입원해도 위중증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의료 부담을 낳는다”며 “부스터샷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상회복 과정에서 확진자 증가는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확진자 수 증감에 일희일비하기보단 보완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부스터샷을 맞더라도 ‘100% 면역 수준’은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희생을 최소화하되 일상회복으로 가는 문은 계속 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현재까지는 일상회복으로 가는 로드맵이 발표된 것에 불과하다”며 “향후 일상회복 과정은 로드맵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해가며 최적의 방역 조합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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