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제4의 남자’는 호텔 직원이다

2011.03.03 02:52

경찰, 소환조사 안해 은폐 의혹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침입자 3명 외에 폐쇄회로(CC)TV에 찍힌 ‘제4의 남성’을 최근 조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이 남성을 정식 소환하지 않고 탐문수사 형식의 조사만 한 것으로 알려져 축소·은폐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경찰은 또 ‘국가정보원 소행’이라는 점을 확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원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국정원 소행일 것이라는) 개연성을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사건 현장인 소공동 롯데호텔 19층에 있던 침입자 3명 외에 CCTV에 포착된 신원 미상의 남성 1명을 찾아 탐문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의 정체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아닌 호텔 직원이라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 측은 지금까지 호텔 직원의 개입을 부인해왔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 남성이 호텔 19층에 나타나 침입자 3명과 함께 행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노트북 컴퓨터 절도가 발생한 시간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27분을 전후해 19층 복도를 계속 오갔으며, 이들 3명이 노트북을 들고 방을 빠져나온 뒤 함께 움직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 남성이 “나는 청소하는 직원들을 감독하는 사람이고 통상적으로 그곳에 있었던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침입자들과 행동을 함께한 부분 등에 대해선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러나 이 남성이 침입자 3명이 특사단 숙소에 침입하는 과정에서 방의 카드키를 전달하거나 망을 보는 등 상당한 도움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침입자들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사건의 ‘열쇠’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CCTV 영상 보정작업에 실패하고 경찰청도 노트북에 찍힌 지문의 주인을 파악하지 못해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원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밝혀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경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남성에 대해 정식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경찰이 무엇인가 숨기기 위해 ‘조용한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참고인 신문조서를 받지 않은 채 탐문수사에만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보름이 되도록 경찰이 수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의혹은 계속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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