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는 어찌됐든 한국사회의 일부, 시민과 언론이 제대로 마주해야"

2013.06.03 16:58

“일베 역시 어찌됐든 한국 사회의 일부입니다. 시민과 언론이 제대로 마주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최근 출판된 ‘거리로 나온 넷우익’(후마니타스)의 저자인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 씨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3일 성공회대와 서강대를 방문해, 책의 주제인 ‘일본의 넷우익’에 대해 강연했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은 ‘인터넷과 애국-재특회의 어둠을 쫓아서’라는 원작을 한국어판으로 출간한 것으로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를 심층취재하고 분석한 결과물이다. 보수우익을 자처하며 ‘채널2’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뭉치고, 때로는 거리로 나와 시가전을 펼치는 ‘재특회’를 저자는 ‘거기로 나온 넷우익’으로 표현했다. 재특회는 보수, 우익을 표방하면서 “재일코리안·조선인은 죽으라”는 구호를 주로 내세우는 집단이다.

야스다 고이치의 이날 강연에 따르면 재특회 회원들은 주로 피해의식과 불안감에 싸여있으며 “세상의 모든 부조리를 ‘적’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고용불안도, 경제적 어려움도, 복지 후퇴도, 한류드라마와 K-POP의 융성도 모두 ‘적’의 음모”라는 것이다.

이같은 그들의 논리구조는 “지리멸렬하지만 명쾌하며 알기 쉽다”는 매력이 있고, “기존의 가치관이나 상식이, 단순한 권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상식을 일축하는 듯한 터부깨기의 쾌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분노의 열기를 들끓게 하는 최적의 도구”로서 ‘인터넷’이 만났다.

야스다는 “사회에 불심감이 쌓이면서, 속설이나 음모론에 달려들기 쉬운 멘탈리티가 조성된다”면서 “결국 재특회는 자신들의 싸움에 취해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빼앗아 가는 거대한 적과 싸우고 있는 자신’에게 고양감을 주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야스다의 ‘재특회’ 분석은, ‘민주화’를 몰개성화시킨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등 일종의 ‘현상’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용자들의 행태를 연상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야스다는 이날 강연에서 “일베는 소수의 이상한 사람들뿐일 수도 있지만 많은 한국인의 본심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특회가 지난 2002년 인터넷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언론 등은 지금 일베에 대한 시선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바보가 인터넷 안에서만 떠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소수 바보가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일본인의 소망을 대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당시 이를 눈치 채지 못했고 이는 무척이나 후회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야스다는 특히 “일베 역시 어찌 됐든 한국 사회의 일부이므로 시민과 언론이 이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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