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박근령 1990년 "누나(언니)를 최태민에서 구해주세요" 노태우에 탄원서

2016.10.26 16:46 입력 2016.10.26 17:28 수정
김형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60)가 대통령의 옷차림부터 국정 운영까지 일일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박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 일가의 40년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6일 언론 보도와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박 대통령은 1974년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피격 사망 이후 최태민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태민은 당시 대통령의 영애 박근혜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육 여사가 꿈에 나타나 근혜를 도와주라고 계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최태민이 설립해 총재를 맡은 정체불명의 단체인 ‘구국여성봉사단’에서 명예총재 자리를 맡는다. 청와대에는 최태민이 박근혜 이름을 팔아 기업들에게 기부금을 걷고 정부 부처를 돌며 이권 개입을 한다는 진정이 잇따랐다.

최태민 목사 /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태민 목사 / 경향신문 자료사진

1977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딸 박근혜와 최태민, 최태민의 비리를 조사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등을 한 자리에 불러 ‘친국’을 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자료에는 최태민의 비리 혐의가 44건이나 적시돼 있었다. 목사를 자처했던 최태민은 애초 스님 출신에 결혼을 여섯 차례 하고 이름을 7개씩 돌려가며 사용하는 등 사기꾼에 사이비종교 교주라는 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친국’ 사건 당시 박 대통령은 아버지에게 울면서 최태민의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민과 박 대통령은 이후 총재와 명예총재 자리만 서로 맞바꿨다. 최태민은 여전히 구국여성봉사단을 근거로 박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쳤다.

훗날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는 항소이유보충서에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가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국민들의 원성이 되어왔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최태민과 박 대통령의 관계를 ‘10·26 혁명’의 계기로 꼽기도 했다.

1990년에는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박근령씨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 “누나(언니)가 최태민에게 속고 있으니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 남매는 탄원서에서 “최태민이 아버님 재직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누나(박 대통령)의 비호 아래 치부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 봐 누나를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1982년부터 어머니 이름을 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고 최태민과 그 딸인 최순실, 사위 정윤회도 재단 일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앞세워 육영재단을 통해 여전히 부정축재를 하는 등 전횡을 저지른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지만,박근령 1990년 "누나(언니)를 최태민에서 구해주세요" 노태우에 탄원서

박 대통령이 관여한 영남대와 정수장학회에도 최태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은 계속 등장한다. 박 대통령은 199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할 때도 정윤회씨를 비서실장으로 등용해 최씨 일가와 인연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최순실씨를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소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연결하면 ‘미륵’이라고 하는데, 그 미륵은 잘 아시다시피 최순실씨의 선친 최태민 목사가 스스로를 이르던 말”이라며 “지금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 두 사람의 사교(邪敎·사이비종교)에 씌여 이런 일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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