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레터] 🍊성인 페스티벌, 너는 맞고 나는 틀려?

플랫 레터

🍊성인 페스티벌, 너는 맞고 나는 틀려?

6분 2024.04.26

성인페스티벌 AV 성착취 여성가족부 입주자프로젝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Season 4 🌊🏄‍♀️ Vol 6. 2024.04.26. ~ 2024.05.02.

성인 페스티벌, 너는 맞고 나는 틀려?
백래시의 습격, "집안일은 여자, 의사결정은 남자"
"기억하는 한 나는 늘 화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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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페스티벌, 너는 맞고 나는 틀려?

지난 한달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아니었을까요. 앞서 레터 피드백 중에서도 플랫이 이 사안에 대해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우선 적절한 피드백과 제안, 항상 감사드려요! 😺

그러면 현재 상황부터 정리해볼까요. 이 행사는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을 초청해 축제를 연다는 취지인데요, 원래 4월 20~21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지난달부터 여성단체 등에서 강력히 반발했고, 전시장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점을 들어 수원시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

이후 경기 파주시, 서울 한강 일대와 강남구에서 행사를 개최하려 했지만 지자체 반발로 잇따라 무산됐죠. 하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주최 측 플레이조커는 오는 6월 AV 배우 초청 규모를 2~3배 늘려 다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거든요.

여기 정치권도 가세하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대표적인데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성의 본능을 범죄시하지 말라"는 글을 썼어요. "성인이 성인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에서 성인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는 것이죠. 천 당선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AV 배우라는 존재만 갖고 금지할 수 없다. 공권력 행사는 특히 문화 영역에서 명백한 불법이 있을 때만 개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 있습니다. 일각에서 이번 행사의 반대급부로 "남성이 거의 나체로 등장하는 '여성 전용 19금 쇼'는 왜 금지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문제는 맥락입니다. 성인 페스티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들에게 '성인문화 향유'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어요. 플레이조커의 이희태 대표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보수적, 엄숙주의적인 성 문화를 가볍게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지난해 수많은 기사로 나왔던 '강남 비키니 라이딩 사건', '압구정 박스녀 사건'을 본인이 기획했다고 밝혔어요.

🚫 플랫은 '○○녀'라는 여성혐오적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본인의 워딩을 그대로 전합니다.

이번 행사까지 그가 기획한 세가지 사건을 모두 보면 그 문화의 향유 대상은 결국 남성에 국한된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오로지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실제 현실에서 많은 여성이 겪는 성폭력과 대상화의 문제는 옅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최에 반대한 수원여성의전화가 "성 축제가 아니라 여성 착취와 대상화다. 성 산업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부추긴다"고 한 건 이래서입니다.

이런 맥락을 예민하게 쪼개보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에 '여자는 되는데, 남자는 왜 안 돼'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천하람은 여성 대 남성의 대결구도를 내놓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남성의 본능'이 무엇인지, 그 '본능'에 남성들은 얼마나 동의하는지, 성인 페스티벌은 어떤 성문화를 대변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누락되어 있다. 역시 밈 정치, 말장난, 프레임 비틀기의 달인이 이끄는 개혁신당에서 나올 법한 속도 빠른 갈라치기라 할 만하다."

그러면서 손 평론가는 "더 큰 그림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국내에서 AV는 불법인데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고, 배우들의 한국 진출이 이렇게 본격화된 게 현실입니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건 "함께 판단의 가이드를 잡아갈 사회적 논의"라는 것이죠. 🚨 AV 산업이 도마에 올랐을 때, 우리가 정말 들여다봐야 하는 건 '건강하고 즐거운 성 문화'라는 주장이 아니라, 실제 AV 산업에서 이뤄지는 폭력과 착취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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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헌 기자

🗞️ 집안일은 여자가, 의사결정은 남자가? 👿

👊 윤석열 정부의 반 여성적 기조가 실제 시민들의 성평등 인식을 후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원진 기자의 단독 보도를 보면, 지난해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결과 3년 전에 비해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화됐어요. '경제적 부양과 의사결정은 남성, 가사와 돌봄은 여성'이라는 데에 동의하는 비율이 모든 세대와 성별에서 늘었습니다.

👊 일차적으로는 코로나19 시기 여성들이 경력 단절을 겪고, 자녀 독박 양육이 늘어나며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보수화됐다는 것이죠.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건 현 정부에서 성평등이 사라지고 여성혐오 발언은 늘어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학자 오찬호 박사는 "페미니즘을 얘기하면 욕만 먹으니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어요.

서성일 선임기자

🗞️ '엄마 성 빛내기', 법원이 응답했다 💫

🌟 플랫의 입주자 프로젝트 '엄마 성 빛내기'가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김준영씨가 어머니 성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 수원가정법원이 김준영씨가 청구한 성·본 변경 심판 청구를 인용했는데요. 이때까지 법원이 주로 이혼·재혼 가정 미성년 자녀에 한해 어머니 성으로 변경를 허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가정 내 성평등'을 앞세운 경우라 이례적입니다.

🌟 법원 결정 이후 플랫과 만난 준영씨는 "A4 용지 60장에 달할 정도로 청구 이유를 상세하게 썼다. 그만큼 기대했는데, 실제로 되니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어요. 곧장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로 이 소식을 전했고요. 준영씨의 어머니는 너무 좋아하면서 "판사가 여성분이냐"고 물으셨다는 후문입니다. 😂 엄마의 성을 쓰는 사람이 하나하나 늘어나면서 가정 안팎에서 엄마가 해 온 일, 엄마가 서 있는 자리를 제대로 평가하는 기회도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서 잠깐❗❗❗

🐶 지난주에 시작한 두번째 입주자 프로젝트 '진도믹스견과 산책하는 여자들'은 어떻게 읽으셨어요? 검은색 믹스견 애곰이에 이어 이번에는 제주에 사는 하얀 진돗개 '보람보'의 이야기입니다. 뒷집 마당에 살던 백구 보람이가 새 주인을 만나 보람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사연, 궁금하지 않으세요?

🐶 반려동물과 함께하며 겪은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여기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보람보 보호자 제공

"기억하는 한 나는 늘 화석을 찾았다." 🦖🦕🦖🦕

게티이미지

💬 메리 애닝이라는 이름, 들어본 적 있으세요? 메리는 19세기 영국의 여성 고생물학자입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이번에 김한솔 기자의 기사를 통해서야 알게 됐는데요! 최근 나온 책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은 메리 애닝과 그의 친구이자 화석 수집가인 엘리자베스 필폿의 실화에 기반한 소설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책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썼어요.

💬 메리는 1799년 잉글랜드 남부 도싯 해안의 라임 리지스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라임 리지스는 영국 부유층이 즐겨 찾던 해안 휴양지였죠. 🐚 마을 주민들은 암모나이트 화석 등을 주워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돈을 벌었습니다.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딸인 메리 역시 어린 시절부터 이 일에 뛰어들었는데요, 그는 화석 발굴에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돌고래와 생김새가 유사한 어룡 익티오사우루스의 두개골을 최초로 발견한 게 12살 때입니다. '공룡'이라는 말조차 없을 때였죠.

💬 그 외에도 백조처럼 긴목과 바다거북 같은 발을 가진 플레시오사우루스, 익룡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프테로사우르스 등의 온전한 골격을 최초로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어요. 하지만 생계의 어려움을 겪던 메리는 수집한 화석을 모두 팔아야 했습니다. 그가 찾아 복원한 공룡의 표본은 지질학회의 발표 주제가 되었지만, 정작 자신은 낮은 계급과 여성이라는 한계로 학회 회원조차 되지 못했다고 해요. 눈부신 재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차별로 인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메리는 암으로 47세에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 김한솔 기자에게 이 책이 어땠는지 물었더니, "상반기 최고의 책"이라고 강력 추천했습니다. (소곤소곤🤭) 메리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는 2021년 개봉한 영화 '암모나이트'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책을 읽고 영화도 함께 본다면 더욱 재미있겠죠! 공룡과 화석과 과학 이야기를 좋아하는 입주자님이라면 흥미롭게 볼 것 같아요. 후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도서출판 하빌리스 제공

📝 To. Flat 🐝

👤 (진주 편의점 폭행) 피해자 두 분이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걱정이었는데 인터뷰 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있습니다. 화이팅!

👤 여자, 사람, 스포츠요! 저도 요즘 풋살에 빠져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요즘 '왜 이걸 이렇게 늦게 시작했을까, 난 초등학교때 왜 공을 안찼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해요. 부모님도 운동을 좋아하시는 편이라 어려서부터 꽤 다양한 스포츠를 접했음에도, 또래 친구들과 하게 되는 축구, 농구 등 팀스포츠는 거의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체육대회때도 피구, 발야구만 하고! 개인적으로 풋살을 하며 제 성격이나 가치관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걸 느껴서, 더 많은 여자 아이들 + 어른들이 모두 이런 팀스포츠를 시도해봤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기자님도 풋살을 한다는 말에 반가워서 개인적인 소감만 이렇게 길게 적어버렸네요 ㅎㅎ 언젠가 매치에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