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정책 일관성 보여달라

2022.04.12 03:00 입력 2022.04.12 03:02 수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국프로풋볼(NFL)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NFL 우승팀이 초청받아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바이든은 지난해 11월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밀워키 벅스도 백악관으로 불렀다. 밀워키 선수단은 바이든 이름과 46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했다. 바이든은 제46대 대통령이다. 바이든은 앞선 8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우승팀 시애틀 스톰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김세훈 스포츠부 부장

김세훈 스포츠부 부장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농구광이다. 시즌마다 NBA 우승팀을 초청했고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도 자주 예상했다. 농구를 즐겼고 골프도 핸디캡 15로 잘 쳤다. 조지 W 부시는 주지사와 대통령 당선에 앞서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구단주이기도 했다.

MLB, NBA, NFL,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팀이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 가는 건 관례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트럼프의 인종차별 발언에 프로 선수들의 반감이 컸고 코로나19 영향도 있었다. 골프광 트럼프는 임기 4년 중 300번 이상 라운드를 했다. 과도한 비용과 잦은 횟수가 문제가 됐다. 골프가 미국에 전파된 지 120여년이 지난 동안, 대통령은 21명이 나왔고 그중 17명이 골프를 쳤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골프화를 일상화로 신었다. 로널드 레이건은 핸디캡 12 실력자였지만 재임 8년 동안 10번 미만으로 라운드를 했다. 오랫동안 조깅을 해온 빌 클린턴은 1993년 방한해 김영삼 대통령과 뛰기도 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1995년 럭비월드컵을 유치해 흑백으로 갈라진 국민을 화합시키려 노력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트로피를 안아보고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야구 명문 충암고 출신이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충암고를 찾아 유니폼을 입고 공도 던졌다. 와인드업 사진을 보면 어느 정도 공을 던져본 느낌이었다. 야구부 주장이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청해주실 건가요”라고 묻자 당선인은 “물론”이라고 답했다.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고척에서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1차전도 직관했다. 당선인은 골프를 오래 쳤고 보기 플레이어 정도 실력을 갖췄다.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와 건강, 즉 돈을 잘 벌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윤 당선인도 대선 기간 다양한 체육정책을 내놓았다. 성장 지향형, 시장 확대형, 타 분야와 융복합형 등 조금만 가다듬으면 괜찮은 내용이다. 대통령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운동하는 걸 즐기면 체육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직접 하는 대통령, 스포츠 현장을 자주 찾는 대통령, 스포츠 가치를 이해하고 스포츠 정신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물론 대통령이 한다고 모든 게 저절로 되는 시대는 지났다. 행정부도 궤를 같이해야 한다. 체육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등 다수 부처에 다 있다. 다만 세부정책이 조각처럼 산재돼 정책 일관성과 재정 통일성이 떨어진다. 5월 국정과제 발표 때 일관성 있는 체육·스포츠 정책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