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병역 공정성 해치는 ‘병역특례’ 전면 폐지해야

2022.05.02 03:00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방탄소년단(BTS)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나서 “BTS 병역 면제”를 외치고 있다. 수십명 외교관들의 공적 외교로 할 수 없는 일을 이들이 해냈으니 다른 예술인처럼 대우를 하라는 요구다. 전례 없이 미국 ‘빌보드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국위를 선양했으니 그에 걸맞게 대우하라는 외침이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 병역 면제 기회를 주고 있으며, 국제 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한 순수 예술가, 국내 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에게 병역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BTS 병역 문제는 대중문화의 상대적 영향력만을 보고서 접근할 일은 아닌 듯하다. 형평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국민개병제 정신에 비추어 봐야 할 원칙의 문제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일부 선수의 면제가 문제 되면서 병역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국무총리까지 특례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것임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별 진전이 없다보니 50년 가까이 된 현 병역특례제도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여론이 높아 지금은 예술·체육인의 병역특례 폐지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사실 병역의무의 형평성도 그렇고 인구절벽에 따른 소집 대상 인력의 절대부족으로 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징집 대상자가 남아돌던 과거와 달리 현역병 충원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에 제도 개선은 불가피하다. 이와 더불어 복무기간 단축에 이어 저출생으로 병력 충원이 압박을 받으니 별도의 대체복무 또한 손질이 불가피하다.

병역은 형평성과 공정성이 관건인데 현 상황에서 보면 병역특례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해 특정 계층의 특혜란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 국민의 법 감정이나 정서도 주목해야 한다. 병역특례제도가 합법적 ‘병역기피’로 이용되고 있어서다. 헌법과 병역법이 강제하는 병역의무 조항을 들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 때문이다. 따라서 예술·체육인 병역특례는 없애는 것이 국민개병제의 정신에 맞고 인구절벽에 대처하는 올바른 정책 선택이라고 본다. 지금 누더기처럼 되어 있는 현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게 맞다. 보완책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제도를 세밀히 모색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병역특례 문제는 새 정부가 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민개병제 정신을 기준 삼아 접근하면 될 일이다. 병역의 공정함과 형평성을 잃게 되면 국민개병제란 안보의 큰 둑이 무너질 수 있음을 두루 경계해야 한다.

헌법 제39조에 따르면 국방의 의무는 예외 없이 이행되어야 할 국민의 의무다. 형평성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제 국위를 떨친 이들에게 보상하는 방식이 꼭 병역면제여야 하는지는 냉정히 재고할 때가 되었다. 사안에 따라 특혜가 남발되는 특례제도는 국민통합과 안보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방개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일은 ‘특혜성’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폐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이는 여러 정부 부처가 관계되어 있는 만큼 국무조정실이 나서서 국민개병제 정신을 원칙으로 삼아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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