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총리 지명자의 정책과 공직 공백기 면밀히 검증해야

2022.04.04 21:00 입력 2022.04.04 23:18 수정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설치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설치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4일 서울 종로 국회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처음 출근했다. 10년 만의 공직 복귀를 앞둔 한 총리 지명자에게 취재진은 과거 이력과 정책 현안에 대한 견해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국회 청문·인준 과정에서 그가 맞닥뜨릴 도덕성·정책 검증의 막이 오른 것이다.

도덕성 의혹은 공직 공백기에 집중된다. 한 지명자는 공직을 떠난 후 오랜 기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2002년 한·중 마늘파동 여파로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물러난 그는 김앤장에서 11월부터 8개월간 일하며 1억512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앤장이 변호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뒤 재매각해 5조원대 ‘먹튀’ 파문이 인 시기였다. 한 지명자는 이날 시민단체가 제기한 론스타 사건의 개입·은폐 의혹에 대해 “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한 적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제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 지명자는 2017년 12월부터 총리 후보자로 다시 낙점될 때까지 4년여 동안 김앤장에서 고문을 맡아 18억여원을 받고 차량도 지원받았다고 한다. 현재 인수위엔 김앤장 소속 인사가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윤 당선인이 참석한 인수위 워크숍에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가 강연한 바도 있다. 한 지명자가 김앤장 고문으로 어떤 역할을 했으며, 또 과도한 전관예우는 없었는지 규명돼야 한다. 한 지명자 스스로 이에 대해 명확히 소명할 필요가 있다.

정책적 견해도 검증의 대상이다. 한 지명자는 2005년 경제부총리 시절 “집값 상승엔 대증요법이 아닌 장기적·근원적 처방을 해야 한다”며 종부세와 다주택자 양도세를 강화한 8·31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2012년 주미대사 시절엔 대학입시에서 수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교육 공약과 다른 방향이다. 한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총리로 일할 때 확대개편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윤 당선인 공약도 마주하고 있다. 역대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한 말과 행적이 재소환되고,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소신을 묻는 청문회가 불가피하다.

윤석열 정부 조각과 인사청문회가 이어질 4월은 국회의 시간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지명자의 도덕성과 내각을 이끌 능력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시민의 눈높이는 10년 전보다 엄정해졌다. 발목잡기식 검증도 원하지 않는다. 한 지명자도 전환기 대한민국의 민생을 책임질 자질과 역량이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최종 판단은 시민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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