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

박근혜 비대위에 없는 자기 반성

2012.02.02 21:47 입력 2012.02.02 23:17 수정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60)은 2일 비대위 회의에서 “생각과 사람, 이름까지 바꾸면 우리 당은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총선 공천을 책임질 공천위원들이 임명장을 받고,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뀐 만큼 새 출발하자는 뜻이다.

당에서도 정강·정책 개정→공천추천위 구성→당명 개정 등 개혁 조건이 완료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자메모]박근혜 비대위에 없는 자기 반성

민심을 잃으면 시대에 맞지 않는 정강·정책을 고치고, 국민이 싫어한다면 당명도 바꿀 수 있을 터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는 형식과 절차에만 치우쳤다는 인상이 짙다. 이름과 외모만 바꾸려고 안간힘을 썼을 뿐이지, 새 출발의 전제가 될 자기반성이 빠졌다.

박 위원장은 누차 “국민이 힘들어하는 것,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드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못해 여기까지 왔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하지만 정강과 당명을 고치면서, 국민의 삶을 퍽퍽하게 했던 지난 4년간 여권 실정의 평가와 사과, 방관한 데 대한 자기반성, 민주주의 후퇴를 두고는 구체적인 말이 없었다. 개명까지 하는 데 앞선 ‘살풀이’ 차원에서라도 무엇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진솔한 언급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거칠게 비유하면 ‘박근혜 비대위’의 쇄신작업은 피부 나쁜 사람이 덕지덕지 화장품을 바른 모습을 연상케 한다. 나쁜 피부의 원인 진단과 치료 없이 화장품만 바른다고 피부가 좋아지지 않는다. 외려, 덧날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의 처지가 그 꼴이다. 이름과 외모를 바꾼다고 민심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박 위원장이 “변하겠다”면서 국민에게 할 것은 ‘진솔한 자기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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